이장석(50) 대표. 사진제공|스포츠동아DB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이진동 부장검사)는 재미동포 사업가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으로부터 20억원대 사기 등 혐의로 고소당한 이 대표를 이날 오전 피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35분쯤 검찰청사에 도착한 이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다.
홍 회장은 지난 5월 이 대표와 남궁종환(47) 단장(부사장)을 20억원대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 대표는 2008년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하면서 KBO에 낼 가입금(120억원) 문제로 홍 회장에게 투자를 제안했고, 홍 회장은 그해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10억원씩 총 20억원을 센테니얼인베스트먼트(현 서울 히어로즈)에 지원했다.
그러나 이 자금의 성격을 두고 양측은 법적 분쟁을 벌였다. 이 대표는 단순 대여금으로 주식양도 계약은 없었다고 주장했고, 반대로 홍 회장은 지분 40%를 받는 조건으로 한 투자인데 지분을 받지 못했다며 갈등을 빚었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사중재원이 2012년 12월 홍 회장에게 지분을 넘기라고 판정했고, 이 대표가 법원에 낸 중재판정 취소 청구소송도 2014년에 패소하고 말았다. 또한 뒤이어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도 지난달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 이 대표로선 지분 다툼에서 밀릴 가능성이 생긴 상황이다.
또한 검찰은 홍 회장의 고소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회삿돈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해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에 들어갔다. 이 대표를 출국 금지한 검찰은 지난달 14일 구단 사무실과 이 대표 자택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야구장에 입점한 매점 보증금 등을 법인이 아닌 개인 계좌로 받아 착복했다는 것이다. 또한 함께 혐의를 받고 있는 남궁 부사장도 4일 소환조사했다.
히어로즈는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이 없는 ‘자생’을 모델로 한 구단이다. 야구단 인수라는 모험과 수년간 이 대표가 일군 성과가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놓였다. 당장 검찰 조사로 인해 구단 수뇌부의 거취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