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일주일에 최대 4차례 이동 보따리장수
KBO리그는 지난해부터 10개구단 체제가 되면서 팀간 16차전, 팀당 144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기본적으로 3연전 체제로 진행되는 게 이상적이지만, 팀간 16차전이다보니 3연전으로만 일정을 짤 수 없다. 3연전을 홈&어웨이 방식으로 2차례씩을 소화하면 12차전을 치르게 된다. 나머지 4경기를 ‘홈&어웨이’로 2차전씩 소화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8월부터 2연전 일정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3연전은 일주일에 2팀을 상대하지만, 2연전이라면 일주일에 3팀을 만나야한다. 일정이 꼬이면 일주일 동안 이동만 최대 4차례 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가방을 최대 4차례 싸야한다. 당장 이번 주 롯데를 예로 들자면, 9~10일(화~수요일) NC전을 치르기 위해 하루 전인 8일 짐을 챙겨 부산에서 창원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11~12일(목~금요일) 한화전을 소화해야하는데, 10일 NC전에 앞서 가방을 싸서 마산구장으로 이동한 뒤 경기 후 버스를 타고 밤에 부산으로 이동해야한다. 이어 13~14일(토~일요일) SK전을 치르기 위해 12일 숙소 체크아웃을 한 뒤 한화전이 끝나면 밤에 인천으로 넘어가야한다. 다음주초인 16~17일(화~수요일) 고척 넥센전이 예정돼 있어 또 SK전이 끝나면 또 보따리를 싸서 서울로 이동해야한다. 많으면 이동일인 월·수·금·일요일 4차례 가방을 싸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KBO에서 일정을 짤 때 가능하면 같은 곳에서 4경기를 치르게 하거나 근거리로 이동하게 배려했지만, 모든 팀에 같이 적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 올해는 2연전 기간에 누가 울고 웃을까
8월이면 선수들에게 가장 힘든 시기다. 무더위로 인해 체력도 고갈될 수 있다. 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이 기간에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2연전 기간(8월4~9월13일)에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은 NC였다. 23승11패(승률 0.676)를 기록했다. 그 이전까지 51승2무41패(승률 0.554)로 3위에 올라 있던 NC는 결국 2위로 시즌을 마치며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따냈다. 반면 한화는 2연전 기간에 성적이 저조했다. 2연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48승47패(승률 0.505)로 5위를 달렸지만, 2연전 기간에 13승22패(승률 0.371)로 가장 부진한 성적을 올리면서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3연전과 2연전은 레이스 전략도 다를 수밖에 없다. 3연전은 기본적으로 각 팀마다 2승1패 위닝시리즈를 목표로 삼는다. 그러나 2연전이라면 일단 1승1패를 목표로 두되, 순위싸움 중인 라이벌 구단에는 2연승을 추구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도 나올 수 있다. 이제 팀당 40~50경기 가량 남았다. 선발 로테이션도 다소 조정될 수 있다. 올해는 2연전 체제에서 과연 누가 울고 웃을까.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