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에 열렸던 슈퍼매치 경기장면. 스포츠동아DB

지난 6월 18일에 열렸던 슈퍼매치 경기장면. 스포츠동아DB


쓰리백?포백? 황 감독의 수비카드
기복을 보이는 수원의 공격력 회복
기록(서울 공격) VS 경험(수원 수비)
지난해는 수원·올해는 서울 조찬호

FC서울과 수원삼성의 2016년 3번째 슈퍼매치가 13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전 2차례 대결에서는 똑같이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4월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수원 산토스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서울 아드리아노가 동점골을 넣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 6월18일 벌어진 경기에서는 서울 아드리아노가 먼저 골을 기록했지만 수원 곽희주가 득점포를 가동해 무승부로 끝났다. 3번째 대결에서 두 팀 모두 승부를 가리길 원한다. 어떤 팀이 승점3을 가져가며 환하게 웃을지 궁금하다. 2번째 대결 이후 두 팀에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승부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FC서울 황선홍 감독. 스포츠동아DB

FC서울 황선홍 감독. 스포츠동아DB



● 첫 슈퍼매치 나서는 황 감독의 선택은.

서울은 수원에 비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용수 감독이 중국으로 떠나면서 황선홍 감독이 부임했다. 황 감독은 기존의 틀을 많이 깼다. 쓰리백 기반이었던 팀의 포메이션을 포백 중심으로 변화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적응력이 떨어져 어려움도 겪었다. 최근 3연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황 감독이 원하는 축구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시즌 초반 다이내믹 했던 서울의 축구는 실종됐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벌 수원을 만났다. 수원에게 패한다면 최근 거둔 3연승이 무색해 질 수 있다. 황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황 감독은 결과를 중요시하는 경기에서는 다시 쓰리백을 가동할 수 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황 감독이 어떤 포메이션과 전술로 첫 라이벌전을 지휘할지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수원삼성 염기훈-산토스(오른쪽). 스포츠동아DB

수원삼성 염기훈-산토스(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수원 공격라인 팀에 승리를 안길까.

수원은 최근 6경기에서 3승1무2패를 거두며 시즌 초중반에 비해 팀 전체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연승이 없다. 경기력에 기복을 보이기 때문이다. 공수의 밸런스가 맞아 1-0으로 승리한 2차례 경기도 있었지만 2골 이상을 실점한 경기도 3차례나 된다. 같은 기간 제주를 상대로 5골을 퍼부으며 5-3으로 승리한 적도 있지만 2경기에서는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이처럼 경기력 자체가 들쑥날쑥하다보니 연승의 기회를 잡고도 살리지 못했다. 서울전에서는 수비도 중요하지만 공격의 날카로움을 선보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수원은 10일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도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까지 볼 운반을 잘 하고도 마무리 패스와 슈팅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울전에서 이러한 문제가 해소되어야만 원하는 결과를 가져갈 수 있다.

FC서울 박주영-수원삼성 곽희주(오른쪽). 스포츠동아DB

FC서울 박주영-수원삼성 곽희주(오른쪽). 스포츠동아DB



● 선수들의 기록 VS 경험

수원 곽희주는 11일 열린 슈퍼매치 기자회견에서 “라이벌전 경험에서는 수원이 월등하게 앞선다”고 말했다. 수원에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한편으로 맞는 얘기다. 수원에는 곽희주를 필두로 이정수, 오장은, 조원희, 염기훈 등 슈퍼매치 뿐 아니라 국가대표로도 큰 경기를 많이 소화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때문에 라이벌전과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이들의 경험이 팀에 큰 도움이 된다. 흥미로운 점은 서울에도 라이벌전에 좋은 기억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데얀과 박주영은 수원과의 라이벌전에서 통산 6골씩을 기록하고 있다. 박주영은 해트트릭을 작성한 적도 있다. 이들의 경험은 수원의 베테랑들 못지않다. 수원의 베테랑 수비수과 서울의 화려한 공격라인 중 누가 경험을 잘 살려 팀과 팬들의 환호하게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FC서울 조찬호. 스포츠동아DB

FC서울 조찬호. 스포츠동아DB



● 조찬호는 승부의 변수가 될까.

서울 조찬호는 지난 시즌 임대선수로 수원에서 뛴 경험이 있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지난해 우리 팀에서 함께 있을 때 몸을 잘 만들어 놓았더니 (조)찬호가 서울 가서 열심히 잘 하더라”라고 농담을 했다. 조찬호는 서울로 이적한 뒤 한 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경기력이 썩 좋지 않았던 데다 서울 최용수 감독이 전형적인 윙어를 선호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황 감독 부임 이후 입지가 달라졌다. 포항에서 황 감독과 호흡을 이뤄본 적이 있는 조찬호는 황 감독이 팀의 사령탑에 오른 이후 출전시간이 눈에 띄게 늘었다. 4-4-2 포메이션을 가동하면 오른쪽 윙어로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조찬호는 서울로 온 이후 슈퍼매치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이번이 처음이다. 수원에서 몸담아 서 감독의 스타일도 잘 하는 조찬호가 슈퍼매치에 출격해 경기 승부에 변수로 작용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전망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