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이대성이 ‘레전드’ 주희정을 찾아간 이유

입력 2016-08-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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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이대성(오른쪽)이 지난 17일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김태술(왼쪽)을 수비하고 있다. 이대성은 STC에서 주희정을 만나 훈련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사진제공 | 삼성 농구단

상무 이대성(오른쪽)이 지난 17일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열린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김태술(왼쪽)을 수비하고 있다. 이대성은 STC에서 주희정을 만나 훈련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사진제공 | 삼성 농구단

상무 이대성, STC에서 주희정 훈련에 감탄
주희정 찾아가 조언 구해
주희정 “이대성, 농구 열정 대단하다”고 칭찬


프로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주희정(39·삼성)은 1997년 프로 데뷔 때부터 연습벌레로 소문이 자자했다. 연습생으로 프로 무대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매 순간 치열하게 훈련해온 끝에 프로농구 역대 최다경기 출전(978경기), 최다어시스트(5317개), 최다스틸(1487개) 기록을 보유한 레전드로 군림하고 있다. 자신의 20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불혹의 나이에도 변함없이 매일 밤 개인 훈련을 하면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선수, 지도자 사이에서 훈련 때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복무 중인 이대성(26)은 또 한 명의 연습벌레다. 그는 지난해 4월 군입대하며 “국내 최고의 가드가 되라”는 원소속팀 모비스 유재학(53) 감독의 조언에 따라 복무 기간 동안 매일 밤마다 상무 체육관에서 기량 발전에 몰두 해왔다.

상무는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에 걸쳐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 머물며 삼성과 연습경기를 가졌다. 이대성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평소 주희정의 훈련법이 궁금했던 그는 중앙대 동기인 임동섭(26)으로부터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 직접 가서 봐야한다. 젊은 선수들도 도저히 따라 할 수 없는 수준이다”는 말을 듣고 16일 밤, 불 켜진 체육관을 찾아 주희정의 훈련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이대성은 “(주)희정이 형의 훈련이야기를 말로만 듣다가 직접 보니 입이 쩍 벌어질 정도였다. 나도 훈련을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희정이 형을 보면서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만의 방법도 대단하지만, 몰입도가 엄청나더라. 훈련에 집중하던 그 눈빛이 잊혀지지 않는다. 20년을 저렇게 해왔다는 것 아닌가. 왜 ‘레전드’소리를 듣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고 감탄했다.

다음날인 17일 오전 훈련 때 이대성은 주희정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이대성은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훈련 때의 마음가짐과 집중력을 유지하는 방법 뿐 아니라 ‘가드라면 동료들의 장·단점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언까지 들었다. 앞으로 훈련을 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대성은 두 차례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16일에는 21점을 올린 데에 이어 17일에는 32점·4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삼성 관계자들까지 놀라게 했다.

주희정은 “농구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더라. 내 어릴 때를 보는 것 같다. 가드로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고 이대성을 칭찬했다. 이어 “우리 팀과 두 번의 연습경기를 본 것뿐이지만, ‘저 정도 선수였나’ 싶을 정도로 기량이 좋아졌더라. 1대1로는 우리나라에서 막을 선수가 없을 것 같다. 아직은 혼자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주위를 살피는 요령이 생기고 동료들에게 패스하는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면 더 좋은 가드가 될 수 있다. 다른 팀이지만, 한국농구를 위해서 (이)대성이 같이 절실한 선수들이 성공했으면 한다”고 선배로서의 응원도 아끼지 않았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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