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민섭-이정석(오른쪽). 사진제공|KBL
SK에서 제2의 농구인생을 시작한 김민섭(28)과 이정석(34)이 부활의 날개를 펼칠 준비를 마쳤다.
김민섭은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KCC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3일째 1라운드 kt와의 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47점(6리바운드)을 뽑았다. 이정석도 16점·3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비록 팀은 3차 연장까지 가는 혈전 끝에 132-140으로 패했지만, 새 시즌을 앞두고 충분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새 시즌에 앞서 주축 멤버들의 은퇴와 부상 등으로 유독 전력 손실이 큰 SK지만, 김민섭과 이정석이 그 공백을 빈틈없이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둘 모두 SK에 둥지를 틀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전 소속팀에선 ‘미운 오리’에 불과했던 김민석과 이정석에게 문경은 감독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삼성에서 무릎 부상으로 온전한 컨디션을 보이지 못했던 이정석은 2016∼2017시즌을 앞두고 SK의 부름을 받아 트레이드됐다. 김민섭은 이전 소속팀 오리온에서 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왔지만, 마지막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 SK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전 소속팀에서 충분한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던 둘은 SK에서 백조로의 변신을 기대할 만큼 180도 바뀌었다.
경기 후 김민섭은 “공식 대회라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많았는데, 자신 있게 하면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은퇴 위기까지 갔다가 SK에서 불러주셨고, 기회도 많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SK에 와서 체지방, 근육량을 유지하면서 체중은 10kg이나 감량했다. 부상도 없고, 체중도 많이 줄다 보니 몸도 많이 올라오고 훈련도 재미있어 더 힘이 난다”고 웃었다.
적지 않은 나이의 이정석 역시 간절한 마음은 같다. 그는 “무릎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비시즌 동안 재활을 잘해서 많이 좋아졌다. 감독님도 재활훈련 시간을 많이 주시고, ‘몸 관리 잘하라’고 당부해주신다”며 “작년보다 동료들과의 호흡도 더 좋아졌다. 선수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끝맺음을 잘하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잠실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