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하성. 스포츠동아DB
침묵으로 일관하던 김하성은 8월31일 대구 삼성전에서 본래 자기 기량을 유감없이 뽐냈다. 3타수2안타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5-6 완승을 이끌었다. 0.272였던 시즌 타율도 0.275(426타수117안타)로 끌어올렸다. 8월의 마지막날 긴 부진에서 빠져나올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3-3이던 3회 2사 만루에서 터트린 2타점 2루타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8월 첫 2루타이자 이날의 결승타였기 때문이다. 이는 김하성의 타격감이 한창 좋을 때 자주 나오던 타구다. 홈런을 노리는 어퍼스윙이 아닌 간결하게 밀어친 타격 또한 돋보였다.
염 감독은 김하성의 8월 부진을 두고 “(김하성이) 더 단단해져야 한다. 야구를 하면서 빨리 얻고싶다고 얻어지는 것은 없다. 골든글러브, 20홈런-20도루와 같은 기록은 나중에 달성해도 전혀 늦지 않는다. 어설프게 빨리 얻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김)하성이가 안 좋을 때마다 휴식을 주다 보면 나중에 같은 상황이 와도 이겨내지 못한다. 체력이 떨어진 것이 보이면 당연히 휴식을 줘야 하지만, 하성이는 체력보다 기술적인 문제다. 본인이 공부해서 감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침내 그 믿음에 응답했다. 경기 후 만난 김하성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던 그는 “감독님과 심재학 타격코치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감독님께서 ‘너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며 계속 믿어주셨다. 잘 안 맞는데 급하게 승부하다 보니 안 좋은 공에 손이 많이 나갔다. 욕심낸다고 다 되진 않더라. 오늘의 좋은 흐름을 9월에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대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