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진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김진우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된 1일 대구 SK전에 1군 엔트리에 복귀했고, 이날 10-4로 앞선 7회 등판해 2이닝 3안타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첫 상대였던 박한이에게 맞은 우월 솔로홈런 1개가 유일한 실점이었다.
지난해 6월19일 광주 kt전 선발등판 이후 440일만의 복귀전. 당초 예정된 복귀 시기보다 한 달 반 정도가 늦춰졌고, 선발이 아닌 중간계투였지만 김진우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1구, 1구에 집중해서 공을 던졌다.
사실 KIA 코칭스태프는 김진우를 7월 중순부터 정상 전력으로 쓸 계획이었다. 전반기에서 후반기로 넘어가는 시점이었다.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힘겹게 버텨왔으나, 이를 타개할 카드 김진우가 기다리고 있었다.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 과정이 너무 순조로웠기에 이 시기도 빨라질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아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 굳은 의지를 내비친 적도 많았다.
그러나 6월 말 집에서 아이를 돌보다 왼 엄지발가락이 골절되는 불의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이날도 챔피언스필드를 찾아 코칭스태프를 만나고 돌아간 길이었다. 김기태 감독의 실망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 본인 역시 스스로를 자책했다.
한 달 반 가량 늦어졌지만, KIA는 이 기간을 잘 버텨오면서 가을야구를 향한 순위싸움을 계속 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중위권 다툼에서 가장 기대를 받고 있다. 군복무를 마친 내야수 안치홍이나 마운드에선 윤석민과 김진우가 돌아와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우로 인해 KIA는 선발진 운용 계획을 폭넓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4·5선발로 나서고 있던 고효준, 홍건희, 김윤동에 김진우까지 가세할 수 있다. 물론 당장은 아니다. 김진우는 팀에 부족한 롱릴리프로 뛰며 일단 투구수를 끌어올리는 과정을 밟는다. 합격점을 받는다면 선발까지도 가능하다.
KIA는 시즌 막판 상황에 맞게 선발 자원을 배치하는 전략을 가져갈 생각이다. 강력한 1~3선발이 있고, 컨디션이 좋고 상대전적이 강한 투수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1군에 돌아온 김진우가 그 중심에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