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만큼 빛난 롯데-두산의 ‘2사 집중력’

입력 2016-09-07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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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문호-두산 박건우(오른쪽). 스포츠동아DB

승부만큼 빛난 ‘2사 후 집중력’이었다.

6일 사직구장에서 맞붙은 롯데와 두산은 경기 내내 끈질긴 집중력을 발휘하며 박빙의 대결을 펼쳤다. 이날 롯데와 두산이 뽑아낸 9점과 7점 중 각각 5점씩이 2아웃 이후에 나올 만큼 한치 앞을 예견할 수 없는 승부가 계속됐다.

연장 끝에 승리를 거둔 롯데는 1회부터 집중력을 선보였다. 2사 1·2루에서 김상호가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기선을 제압한 롯데. 2-4로 뒤진 4회엔 2사 후에 김문호와 오승택의 연속 안타와 김동한의 볼넷에 이어 대타 최준석이 2타점 좌전안타를 날리고 균형을 다시 맞췄다. 5회 2사 3루에선 김문호가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 5-4로 앞서나가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이라이트는 9회였다. 6-7로 뒤지던 롯데는 9회말 2사만루에서 김문호가 좌전안타를 뽑아내고 기어코 동점을 만들어냈다. 끈질긴 집중력 끝에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고, 결국 10회 터진 손아섭의 끝내기 2점홈런으로 9-7 승리를 챙겼다.

이날 패한 두산 역시 집중력만큼은 롯데 못지않았다. 2회 1사 2·3루에서 김재호의 유격수 땅볼로 1점을 따낸 두산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리드를 가져왔다. 2사 1·2루에서 민병헌이 때린 타구가 가운데 담장을 직격한 사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고, 뒤이어 나온 허경민이 좌전 적시타로 점수를 4-2로 벌린 것이다.

7회엔 2사 후 홈런까지 터져 나왔다. 전날까지 113경기에서 타율 0.341, 17홈런, 70타점으로 일발장타를 자랑하던 박건우는 상대투수 이정민의 3구째 슬라이더(시속 128㎞)를 밀어쳐 우측담장을 훌쩍 넘겼다. 비록 마무리 이현승이 9회 동점을 허용하며 결승타로 기록되지는 못했지만, 롯데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한 방이었다.

사직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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