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전통적으로 체력 위주의 1차 캠프는 사이판, 실전 위주의 2차 캠프는 가고시마에서 진행했다. 그러다 1차 캠프를 사이판에서 미국 애리조나로 변경했으나 2차 캠프 가고시마는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가고시마 캠프 불가론은 롯데 안에서 계속 있었다. 첫째 문제는 날씨였다. 2~3월의 가고시마는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꽤 춥다. 도시가 해안지대에 위치해 바람도 많이 분다. 둘째 문제는 실전을 치르기 어려운 지리적 한계다. 가고시마 부근에 넥센, 두산 등이 2차 캠프를 차렸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 팀들이 먼저 가고시마를 떠나며 롯데만 남았다. 정작 평가전을 치를 상대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올해만 봐도 롯데는 평가전 상대를 찾아 버스로 미야자키까지 이동해야 했다. 캠프를 떠나서 떠돌이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가고시마에서는 롯데 2군과 평가전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그렇다고 가고시마 가모이케 야구장 시설이 썩 좋지도 않다.
그럼에도 롯데는 가고시마시와 현지 시민들의 헌신적 지원을 느꼈기에 쉽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가고시마를 대체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현실론도 있었다.
그러나 ‘더 이상 이대론 안 된다’고 판단한 롯데 프런트는 예전보다 진지하게 대안을 모색했고, 그 결과 오키나와에서 훈련지를 발견했다. 삼성, SK, LG, KIA 등 이미 오키나와에 터를 잡은 팀들처럼 번듯한 구장을 확보할 순 없었지만 그래도 연습장이 딸린 캠프를 차리게 됐다. 롯데는 오키나와에서 평가전 위주로 2차 캠프를 진행한다. 1차 캠프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미국 애리조나에서 시작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