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 스포츠동아DB
1992년 송구홍 20홈런 기록 24년 만에 도전
2홈런 추가시 LG 역대 토종내야수 최다홈런
LG 역대 유격수 최다홈런 기록을 써나가고 있는 오지환(26)이 LG 토종 내야수로는 송구홍 이후 24년 만에 20홈런의 고지 등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지환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팀의 10-4 승리를 이끌었다. 4-3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말 2점홈런(시즌 18호)을 날린 데 이어 8-3으로 달아난 7회말에도 2점홈런을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회엔 볼카운트 2B-2S에서 좌완투수 허준혁의 몸쪽 높은 체인지업(시속 127㎞)을 통타해 오른쪽 담장을 넘겼고, 7회엔 볼카운트 1B-1S에서 좌완투수 박성민의 3구째 바깥쪽 직구(시속 105m)를 후려쳐 왼쪽 담장을 넘겼다. 개인통산 2번째 연타석 홈런이었다.
올 시즌 홈런에 눈을 뜨며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는 오지환은 이미 LG 역대 유격수 최다홈런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스승인 유지현 코치가 1994년 신인 시절 작성한 15홈런을 넘어섰다.
그리고 이젠 LG 토종 내야수(포수 제외) 역대 최다홈런을 정조준하고 있다. 우선 홈런 1개만 더 추가하면 LG 토종 내야수로는 역대 2번째로 20홈런 고지를 밟는다. 지금까지 LG 역사상(MBC 포함) 토종 내야수가 20홈런을 기록한 것은 1992년 ‘로보캅’ 송구홍(현 LG 운영팀장)이 유일하다. 당시 입단 2년째의 송구홍은 그해 주포지션이 3루수였는데, 홈런 20개뿐 아니라 도루도 20개를 기록하며 LG 선수로는 최초로 20-20 클럽을 달성했다.
1992년 송구홍 이후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 토종 내야수가 20홈런을 기록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올 시즌 외국인선수 루이스 히메네스가 이날 시즌 25호 홈런을 때리며 LG 역대 내야수 최다홈런 기록을 써나가고 있지만, 국내 선수는 송구홍의 20홈런이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으로 남아 있다.
결국 오지환은 앞으로 홈런 1개를 때리면 송구홍 이후 LG 토종 내야수로는 24년 만에 20홈런 고지를 밟게 된다. 그리고 홈런 2방을 추가하면 LG 역대 토종 내야수 최다홈런 신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LG는 올 시즌 18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오지환이 송구홍의 전설을 넘어 LG 역대 토종 내야수 최다홈런 기록을 작성할 듯하다.
오지환은 경기 후 LG 역사에 도전하고 있는 데 대해 “송구홍 팀장 이후 20홈런을 기록한다면 영광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기록이다”면서 “팀이 5강 경쟁을 하고 있어 일단 팀 승리만 생각하고 있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