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터 대신 슬라이더’ 맥그레거가 확 달라진 비결

입력 2016-09-12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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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맥그레거. 스포츠동아DB

스캇 맥그레거(30)는 넥센이 올 시즌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바라보고 데려온 선수다. 6승을 따낸 로버트 코엘로를 웨이버 공시하고 영입한 투수라 그 이상을 기대한 것은 당연했다.

지금까진 성공이라 평가할만하다. 맥그레거는 올 시즌 12경기에서 6승3패, 방어율 5.31의 성적을 거뒀다. 기본기록에 드러나지 않은 긍정적인 면은 또 있다. 코엘로와 달리 공격적인 투구로 야수들의 수비시간을 줄여줬고, 경기당 평균 6.5이닝(12경기 78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의 체력부담도 덜어줬다. 경기당 1.08개(총 13개)의 홈런을 허용한 부분이 흠이지만, 이는 공격적인 투구의 반대급부다. 이마저도 최근 5경기에선 경기당 0.6개(총 3개)로 크게 줄었다. 볼넷도 18개만 허용했다.

특히 8월 이후 6경기 중 4경기에선 7이닝 이상 소화하며 이닝이터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커터가 통하지 않자 슬라이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다. 시속 140㎞가 넘는 데다 종으로 예리하게 휘는 슬라이더는 맥그레거의 시속 150㎞대 강속구와 찰떡궁합이다. 우천 노게임이 선언된 8월23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슬라이더 최고구속이 144㎞까지 나왔다. 여기에 커브도 곧잘 던지니 상대 타자가 노림수를 가져가기 쉽지 않다. “공격적인 투구가 도를 넘었다”고 아쉬워하던 넥센 염경엽 감독도 “이제는 앤디 밴 헤켄, 맥그레거, 신재영 중 2명이 선발등판할 때는 항상 2승1패를 계산한다”고 할 정도다. 그만큼 신뢰를 얻었다.

염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도움도 맥그레거의 부활에 한몫했다. 경기 직후에도 비디오를 보며 투구내용을 분석했을 정도다. 맥그레거는 “감독, 투수코치님과 상의 끝에 슬라이더를 더 많이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한창 좋았을 때는 커터를 많이 던졌지만, 지금은 슬라이더가 더 잘 통한다고 판단했다”며 “나는 아직 배워가는 과정이고, 그러면서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팀에도 완벽하게 적응했다.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항상 길게 던져야 한다는 것이 선발투수의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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