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 내준 삼성, 이제 강제 리빌딩

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왕조의 시대는 끝났다. 지난 시즌까지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팀이지만 올해 급격히 쇠락했다.

삼성은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해외진출, 임창용의 방출, 안지만의 계약중지에 권혁과 배영수 등 내부 프리에이전트(FA)와 계약하지 않으며 서서히 마운드 전력이 약화됐다. 그 사이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지 않았고, 올 시즌 외국인투수의 연이어 부상과 부진에 빠지며 추락했다. 에이스 차우찬은 곧 FA 자격을 취득한다. 삼성 마운드는 내년이 더 힘겨운 시즌이 될 수도 있다.

타선의 노쇠화도 심각하다. 최형우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된다. 이미 오승환의 에이전트와 손잡고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 남을 경우 삼성은 몇몇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팀과 경쟁해야 한다. 이승엽은 내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박한이도 곧 마흔이다. 구자욱이 리그 정상급 타자로 올라섰지만, 중심타선이 굳건해야 구자욱도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다.

삼성은 팀 내부 계획과는 무관하게 이제 강제 리빌딩에 돌입한다. 류중일 감독과 재계약 여부는 안개속이다. 하지만 류 감독은 끝까지 소임을 다하고 있다.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내년 시즌 팀을 위해 여러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다시 팀을 맡을 수도 있고 새로운 감독이 올 수도 있지만, 현재 감독으로 준비해야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백업 포수 이흥련이 입대하기로 결정해 새로운 두 번째 포수를 찾는 데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 전역한 투수 이수민의 역할도 고민하고 있다. 이승엽 이후 지명타자 후보인 나성용의 성장도 살펴야 한다.

지난 5년간 정상에서 군림한 삼성이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류 감독은 “젊은 선수들 중에서 즉시 전력을 찾고 키워야 팀에 미래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