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러브홀릭’ 출신 지선 “제자들의 열정…노래만틈 뿌듯”

입력 2016-09-2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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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성밴드 러브홀릭에서 활동했던 가수 지선이 교수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용인대 뮤지컬 실용음악과 교수로 임용돼 2016년도 2학기부터 강의에 나선 그는 “학생들의 반짝이는 눈빛에 열정이 솟는다”고 했다. 사진제공|지선

■ 혼성밴드 ‘러브홀릭’ 출신 지선, 교수로 산다는 것

용인대 뮤지컬실용음악과 교수 임용
제 2의 인생, 학교 가면 전투력 불끈
가수 활동 재개…솔로 음반도 준비

혼성밴드 러브홀릭에서 활동하다 솔로로 전향한 가수 지선(황지선·38)은 운동을 좋아한다. 평소 요가와 스노보드를 즐겼고, 하와이로 홀로 여행을 갔다 서핑을 배우느라 몇 개월을 머문 적도 있다. 유럽을 오랫동안 여행하고 나서는 새로운 운동을 위해 승마를 배우기도 했다. 경기도 용인의 한 승마장에서 승마를 가르치던 코치가 현재의 남편이다. 그리고 2014년 딸을 낳았다. 2011년 싱글 ‘바람’을 내고 휴식기를 갖던 중에 결혼하고 아이를 얻으면서 활동 공백이 길어졌다.

결혼하기 전까지 ‘야행성’으로 살았지만, 아이와 함께 자고 일어나면서 생활패턴이 바뀌게 됐다. “남들과 비슷한 생활패턴”을 갖게 되면서 생각도 바뀌었다. 사회생활이나 집단질서를 막연히 힘들어했던 지선은 “뭔가 안정된 생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 무렵 ‘교수’라는 일이 마음에 들어왔다. ‘직장’을 갖는 것도 좋은 일이란 생각에 용인대 뮤지컬실용음악과의 교수 초빙에 응해 보컬 전공 전임교수로 임용됐다. 올해 2학기부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내년 1학기부터는 현재 학과에서 분리되는 실용음악과 강단에 선다. 사실 지선이란 이름도, 부모가 교수가 되길 원하는 마음에 ‘지혜(智)를 베풀고(宣) 살라’는 의미로 지었다. 부모의 바람에 이제야 응답한 셈이다.

“제2의 인생이라 생각하고, 진짜 열심히 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는, 직장생활을 처음 해보니 새로운 경험이고 재미있다. 학교에 ‘내 자리’가 있다는 게 좋다.”

지선은 가수로 한창 활동하던 시기, 이름난 대학으로부터 좋은 조건의 교수직을 여러 번 거절했다.

“옛날엔, ‘내가 뭐라고 누굴 가르치나’ 했다. 그때는 사람 대하는 스트레스가 크다고만 생각했다. 지금은 편안하고, 학생들 만나는 게 재미있다. 그들의 반짝이는 눈을 보니 열정도 생긴다. 이제 한 달 됐지만 적성에 맞는다. 몰랐던 내 모습을 보는 것도 새롭다. 원하는 일을 하니까 재미있는 것이다.”

지선은 엄마로서 행복감도 크다.

“어릴 때 ‘여자가 스물두 살에 낳는 아이가 가장 우수하다’는 말을 어디에서 듣고, 그 나이에 엄마가 되는 꿈을 꾼 적이 있다. 하하. 막상 되니 좋다. 이렇게 많이 웃을 수 있을 줄 몰랐다. 아이에게 엄마란 소중한 존재다. 내가 누군가에 그런 존재라는 걸 느끼며 행복하다. 그런 적이 없었다.”

지선은 아이가 남편에 이어 승마를 하고 싶다면 말릴 생각은 없지만, 가수라면 반드시 말릴 거라고 했다. 가수는 노래를 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한없이 ‘학대’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정서적으로 마음의 구멍이 있어 노래를 할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무척이나 힘들었다. 아이는 밝게 컸으면 한다. 자장가도 밝은 노래를 불러준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내 마음의 구멍이 어디서 왔는지.”

“학교에 오니 전투력이 마구 솟는다”는 지선은 이제 가수로서도 다시 활동할 예정이다. 이미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 번째 사랑’ 삽입곡 ‘하트 투 하트’를 불렀다. “틈 날 때마다” 음원을 낼 계획이라는 지선은 재즈아티스트와 협업도 하고, 팝 장르의 솔로음반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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