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법정물은 없었다. 가볍지만, 신선하다. 재미는 물론 사회적 이슈까지 다루고 있다.
MBC 월화특별기획 ‘캐리어를 끄는 여자’(극본 권음미 연출 강대선·이재진)가 방송 2회 만에 무겁고 딱딱할 것이라는 법정물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성공했다. 경쾌하고 유쾌한 분위기, 빠르고 시원시원한 전개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불러내고 있다. 여기에 미스터리의 쫄깃함도 꽉 잡으며 스토리의 풍성함도 놓치지 않았다.
무엇보다 법정 안에서 사건을 풀어내는 과정들이 쉽고 재밌다는 반응이다. 로펌 사무장이라는 직업이 주는 색다름,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건은 공감과 이해도를 높이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지난 1회가 주인공 차금주(최지우 분)가 감옥에 수감되는 파격적인 전개로 궁금증을 높였다면, 27일 방송된 ‘캐리어를 끄는 여자’ 2회는 감옥에서 출소한 차금주가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모습, 이 과정에서 함복거(주진모 분), 마석우(이준 분)와 본격적으로 엮이게 되는 모습이 흥미롭게 그려졌다. 또 언니 차금주의 뒤에서 싸늘한 얼굴을 보인 박혜주(전혜빈 분)의 모습은 두 사람의 관계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지 긴장감을 더했다.
이날 미스터리한 사건에 연루되며 수감된 차금주는 1년 만에 세상으로 나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잘 나가던 사무장에서 하자 있는 사무장으로 상황은 바뀌었고, 남편에게 이혼까지 요구 받았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발로 뛰었지만 그녀를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힘들고 지쳐있는 순간, 차금주의 앞에 나타난 사람은 함복거였다. 당시 함복거는 톱스타 유리(길은혜 분)에게 강간 미수 혐의로 고소를 당한 억울한 상황이었다. 다급해진 함복거는 유능한 사무장이었던 차금주에게 자신의 사건을 부탁했다.
이후 차금주는 과거 우연한 만남을 가졌던 변호사 마석우에게 도움을 요청, 함께 함복거의 재판을 준비했다. 두 사람은 유리의 광팬이 수영장에 CCTV를 불법으로 설치한 것을 확인, 팬심과 ‘공인이론’을 이용하여 재판을 승리로 이끌었다.
방송말미 차금주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하는 함복거의 모습은 향후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높였다. 앞서 함복거는 차금주의 감옥행과 관련된 결정적 증거를 덮는 모습으로 미스터리를 증폭시킨 바. “변호사가 되면 이 로펌이 당신 것이 된다”는 제안을 한 함복거의 의도는 무엇인지, 또 차금주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향후 전개에 주목되고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