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넥센과 LG는 올 시즌 마무리로 변신하자마자, 구원 1·2위에 오른 선수들이 뒷문을 지키고 있다. 구원왕 넥센 김세현(왼쪽)과 2위 LG 임정우의 자존심 대결이 주목된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넥센 김세현. 스포츠동아DB
● 김세현 “마무리에서 승부…내 무기는 직구”
넥센 염경엽 감독은 준PO 엔트리에 선발요원을 3명만 포진시켰다. 어차피 올 시즌 내내 4, 5선발이 없어 고민이 많았다. 굳이 선발 2명을 포함시켜 ‘숫자’를 맞추기보다 상황이 되면 불펜을 빠르게 가동시켜 뒤를 틀어막겠다는 계산이다. 이 작전은 김세현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세현도 준PO 승부처로 “경기를 마무리 짓는 쪽에서 승부가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김세현이 꼽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은 직구. 포스트시즌에도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으로 상대를 압도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단순히 빠른 공만이 아니다. 염 감독은 “김세현이 처음에는 볼 하나만 들어가도 불안해했는데 지금은 2볼이 돼도 흔들리지 않는다”며 “자기 공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고, 지금은 감독이 믿고 이닝을 맡길 수 있는 마무리가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세현 역시 “직구 외에도 많은 경험을 통해 단련된 멘탈이 내 무기라고 생각한다”며 큰 경기를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LG 임정우. 스포츠동아DB
● 임정우 “6월 고비가 터닝포인트…변화구 자신”
넥센에 김세현이 있다면, LG에는 임정우가 있다. LG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임정우를 마무리로 지목하고 꾸준한 기회를 부여했다. 시행착오는 있었다. 임정우는 6월 11경기에 등판해 5패, 3세이브, 방어율 12.10의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양 감독은 “우리 팀의 마무리는 임정우”라며 끝까지 믿음을 보냈고, 그는 위기를 딛고 일어나 빠르게 클로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후반기 25경기에서 1승1패, 14세이브, 방어율 2.28을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무리로는 처음으로 치른 와일드카드 2차전에서도 9회 등판해 1이닝(2삼진 무실점)을 공 11개로 막아내는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임정우의 최대무기는 빠르진 않지만 묵직한 직구와 파워커브다. 특히 빠르고 종으로 뚝 떨어지는 커브에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임정우는 준PO를 앞두고 “6월에 안 좋은 경험을 많이 했는데 이겨내다 보니 멘탈이 강해졌다”며 “비록 속구에서는 (김세현에게) 뒤처지지만 변화구 쪽에서 더 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한편 ‘마무리전쟁’이 예고된 넥센과 LG의 준PO 1차전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된다. 양 팀 감독은 “깨끗하고 정정당당한 승부,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