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부터 다른 이준의 성공, 쉬운 길 거부한 성과

입력 2016-10-29 08: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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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이준. 동아닷컴DB

출발부터 달랐던 연기자 이준이 결국 3번째 출연한 영화를 통해 만족스러운 흥행 기록을 품에 안았다. 영화 ‘럭키’(제작 용필름)가 세운 500만 관객 동원 기록이 이준의 차지가 됐다. 지금껏 출연한 영화로는 최고 흥행 기록이다.

이준이 유해진과 호흡을 맞춘 ‘럭키’가 500만 관객까지 돌파하면서 올해 하반기 극장가에서 최대 이변의 작품으로 떠올랐다. 코미디 장르에서 실력을 증명한 유해진의 활약이 주목받지만 한편으로는 상대역으로 출연한 이준의 가능성에도 관심의 시선이 집중된다.

이준은 ‘럭키’에서 유해진과 비교하면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나고 발전하는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로 나서 그 책임을 완수한다. 최근 2~3년 동안 영화와 드라마에 꾸준히 참여하며 쌓은 안정된 연기력이 이번 ‘럭키’를 통해 빛을 발하면서 인정받고 있다.

사실 ‘럭키’가 기획될 때만 해도 이준은 캐스팅 1순위로 꼽히지 않았다. 그가 맡은 극중 무명배우 역할을 먼저 제안 받은 몇 명의 20대 배우가 있었다는 사실도 영화계에서는 이미 알려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먼저 시나리오를 받은 연기자들의 출연이 성사되지 못하면서 이준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누군가 거절한 시나리오라는 사실이 알려졌는데도 이준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연출자 이계백 감독은 이준의 실제 모습이 영화 속 역할과 아주 흡사하다고 강조했다. 감독은 “영화에서 무명배우 재성이라는 인물은 한 가지에 빠지면 굉장히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실제 이준의 성격과 똑같다”며 “한류스타 아이돌이지만 연기를 하겠다고 가수를 그만둔 사실만 봐도 이준의 열정을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준은 유독 스크린에서 쉬운 길을 거부했다. 2013년 출연한 영화 데뷔작인 ‘배우는 배우다’는 김기덕 감독이 저예산으로 제작한 실험적 성격이 짙은 작품. 당시 아이돌 스타로 주목받던 이준으로서는 선택하기 쉽지 않은 영화였지만 과감하게 나서 파격적인 연기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화려한 스케일의 블록버스터나 비교적 접근하기 편안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 등과는 오히려 거리를 뒀다. ‘배우는 배우다’로 영화와 인연을 맺은 이후 선배 류승룡, 이성민과 함께한 영화 ‘손님’을 통해 실력을 키웠다. 올해 8월에는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애니메이션 ‘서울역’에서 주인공의 목소리 연기를 맡아 색다른 재능을 드러낸 바 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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