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달의연인’, 시작부터 끝까지 논란 남긴 아쉬운 드라마

입력 2016-11-02 1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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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다는 듯 마지막회 PPL 폭격
제작진-배우 모두 논란…사전제작 굴욕
죽어야 ‘사는’ 캐릭터들의 반복

떠나는 그 순간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방송 초반 연출과 연기 논란에 휩싸였던 SBS 월화드라마 ‘달의연인: 보보경심 려’(이하 ‘달의연인’)가 마지막회까지 과도한 PPL로 논란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1일 방송된 ‘달의연인’ 마지막 회에서는 광종(이준기)과 해수(이지은)의 영원한 이별 이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해수는 건강이 나빠졌음에도 불구, 광종의 아이를 출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애잔한 사랑을 보여주고 떠났다.

해씨부인→오상궁→태조 왕건→정윤→왕은&순덕→왕요→황태후 유씨 그리고 채령으로 이어진 ‘달의연인’ 데스노트의 주인공이 된 해수. 광종은 해수의 서신을 뒤늦게 읽고 급히 찾아갔으나 이미 해수가 숨을 거둔 후였다. 그리고 고려에서 죽음을 맞은 해수는 현대의 고하진으로 돌아왔다. 광종과 해수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은 아련했고 그 여운은 짙게 남을 뻔 했다.

맥락 없이 고려로 갔다가 또 맥락 없이 현대로 돌아온 고하진. 타임 슬립의 배경에 대한 설명 부재도 아쉬웠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달의연인’이 고하진의 일상에 불필요한 PPL을 투척한 것에 있었다.

고려로 넘어가기 전과 같이 고하진은 화장품 판매사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시대상 화장품 PPL을 섞기 힘든(고려인들이 마스크팩을 하는 모습이 나온 적은 있다) 고려시대가 아닌 현대 배경이니 막판에 쏟아 부은 걸까. ‘달의연인’은 고하진의 대사에 관련 화장품의 주요 성분을 고스란히 담았다. 화장품 브랜드도 여과 없이 노출됐다.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PPL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우르크에서 돌아온 주인공들을 기다렸다는 듯이 ‘PPL 잔치’로 몰아넣었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방송전 ‘달의연인’은 15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쪽대본과 생방 수준으로 시간에 쫓기는 열악한 환경이 아닌 ‘100% 사전제작’ 드라마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첫방 이후 산만하고 유치한 전개와 과한 배경 음악 등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달의연인’ 측은 초반 분량을 재편집해 감독판을 선보였지만 각 인물을 깊이 있게 다루기엔 이미 ‘캐릭터 포화’ 상태였다. 주인공 주변 인물들은 장렬한 죽음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이 같은 방식의 반복은 피로감과 아쉬움을 남겼다. 감독이 “연기 천재”라고 호평했던 이지은의 연기력도 도마에 오르면서 더욱 거센 비난이 일었다.

각종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지만 ‘달의연인’은 다행히 마지막회 전국 기준 11.3%로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동시간대 1위를 기록, 마지막 성적을 아름답게 남기고 퇴장했다.

‘달의연인’ 후속으로는 한석규 서현진 유연석이 주연을 맡은 ‘낭만닥터 김사부’가 방송된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지방의 초라한 돌담 병원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괴짜 천재 의사' 김사부와 열정이 넘치는 젊은 의사 강동주, 윤서정이 펼치는 '진짜 닥터' 이야기로 7일 첫방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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