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구르미 곽동연 “아직은 가발 써야 알아보려나”

입력 2016-11-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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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인 연기자 곽동연은 최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성인 연기자로 성장할 순탄한 길을 예고했다.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구르미’로 떴다 곽 동 연

아역 굴레 ‘구르미’ 통해 어느 정도 해결
들뜨지 않아 다행…스무살 알차게 보내


“스무살을 알차게 꽉꽉 채워 보내고 있다.”

곽동연은 최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2012년 중학생 때 처음 연기를 시작해 햇수로 5년차인 그는 ‘구르미 그린 달빛’(구르미)에서 왕세자 이영(박보검)의 호위무사 김병연 역을 맡아 시청자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바라고 바랐던 “어린 이미지”에서도 벗어났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보름이 훨씬 지났지만 곽동연을 향한 관심은 이제 ‘첫 회’다.

“활동하며 관심을 받게 될 순간을 생각해왔다. 설레고 벅찰 줄 알았다. 하지만 들뜨지 않아 너무 다행이다. 감사하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 책임감을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중학생 때부터 고향인 대전에서 상경해 홀로 지내왔던 탓일까. 말 한마디에서도 의젓함이 진하게 묻어난다. “나쁜 어른보다 착한 어른을 더 많이 만나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미소를 짓는다. 부모님도 어린 아들을 혼자 보낼 생각에 걱정이 컸지만 “실패하더라도 그 안에서 분명 얻는 게 있을 것”이라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연기자 곽동연.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곽동연은 그렇게 홀로 서울에서 꿈을 향해 달렸다. 혼자 생활하다보니 다른 누가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며 시간을 보냈다. 취미로 등산, 낚시, 사진 촬영 등을 즐기는 것도 마찬가지다. 서울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피보다 진한 형제애”를 나눈 친구도 별로 없다. 쓸쓸함이 컸지만 그래도 이겨낼 수 있었다. “‘어린’ 이미지가 박히는 게 가장 겁”났고 언제, 어떻게 ‘성인 연기자’로 넘어가야 할지 늘 고민해온 시간 덕분이다.

곽동연은 “‘구르미’ 전까지 이제는 (드라마에서)교복을 입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아역’이라는 굴레에 갇혀 벗어나기 바빴다”며 “하지만 ‘구르미’를 통해 자연스럽게 어느 정도 해결된 것 같다.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였는데, 스스로를 얽매고 있었다”고 돌이켰다.

모든 부담을 내려놓으니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드라마 종영 직후 필리핀 세부로 포상휴가를 다녀온 그는 “대중을 만날 기회가 적어 체감은 못하지만, 드라마 속 가발을 써야 알아볼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곽동연은 1시간 남짓 이야기를 하면서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스물의 초입에 들어선 그는 여느 청년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술 맛”이 궁금하고 “‘19금’ 영화를 극장에서 당당히 관람”하고 싶은 것도 지극히 평범한 ‘위시리스트’였다.

“마셔봤는데 맛있더라.(웃음) 위스키와 보드카가 맞는 것 같다. 포장마차에서 소주도 마셔봤는데, ‘뒤끝’이…. 아! ‘19금’ 영화는 ‘당당히’다. 집에서 안 봤다면 당연히 거짓말이고. 하하!”

곽동연의 머리는 오늘도 빠르게 돌아간다. ‘구르미’의 김병연이 평소 이미지트레이닝을 통해 만들어온 캐릭터 중에 하나였던 것처럼. 미지의 인물과 만남을 기다리며 그는 방안에서 의사, 형사, 사이코패스도 되어 본다.

“빨리 실행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 곽동연

▲1997년 3월19일생 ▲2015년 서울공연예술고 졸업 ▲2012년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데뷔 ▲2012년 제6회 코리아드라마페스티벌 아역상 ▲2014년 KBS 2TV ‘감격시대:투신의 탄생’의 김현중 아역으로 주목 ▲2014년 KBS 연기대상 청소년 연기상 ▲2014년 SBS ‘모던파머’로 첫 주연 ▲2016년 SBS ‘돌아와요 아저씨’, 케이블채널 tvN ‘피리부는 사나이’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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