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야구는 투수놀음…선발 중요성 알려준 PS

입력 2016-11-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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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야구는 흔히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투수의 비중이 크다는 말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역대급 타고투저 현상이 KBO리그를 지배했다. 타율 3할 이상 기록한 타자수만 무려 40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28명)보다 12명이 늘어난 수치다. 이로 인해 투수들의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가을야구에 ‘타고투저 현상’이 거품이었다는 게 고스란히 드러났다. 올 포스트시즌은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준PO), PO, 한국시리즈(KS)까지 마운드의 높이가 시리즈의 향방을 갈랐다. 특히 확실한 선발이 큰 경기에 주는 안정감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었다.

KIA 헥터-양현종-LG 허프-류제국-NC 해커-스튜어트(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WC-준PO-PO 향방 갈랐던 선발 존재감

KIA와 LG의 WC에는 헥터 노에시, 양현종(이상 KIA), 데이비드 허프, 류제국(이상 LG)이 투수전의 묘미를 보여줬다. WC 2경기에서 4명의 선발투수가 28이닝을 던져 기록한 방어율은 0.96에 불과했다. 준PO 진출권은 1승 혹은 무승부여도 다음 시리즈로 올라가는 LG에 돌아갔지만, KIA는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한 WC 1차전에서 헥터라는 확실한 에이스 덕분에 값진 승리를 거뒀다.

준PO에서도 선발들의 호투가 빛났다. 1차전에서는 헨리 소사가 6이닝 무실점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2차전에서는 앤디 밴헤켄(7.2이닝 1실점)이라는 에이스가 넥센을 구했다. 3차전은 허프가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사실상 LG의 PO 진출을 결정지었다.

PO 역시 마찬가지였다. NC에는 1차전(7이닝 2실점)과 4차전(7이닝 1실점)에서 역투를 펼쳐준 에릭 해커와 2차전 7.1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선보인 재크 스튜어트가 있었다. 두 명의 확실한 외국인선발 덕분에 NC는 창단 첫 KS 진출이라는 기쁨을 맛봤다.

두산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KS를 지배한 판타스틱4 선발진

두산은 올해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선발진을 앞세워 정규시즌 1위를 결정지었다. 이른바 ‘판타스틱4’로 불리는 이들은 니퍼트가 22승, 보우덴이 18승, 장원준과 유희관이 15승씩 총 70승을 합작했다.

판타스틱4의 위용은 KS에서 더 빛났다. KS 1차전 니퍼트가 8이닝 무실점, 보우덴이 7.2이닝 무실점, 장원준이 8.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유희관도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NC 해커와 스튜어트도 선전했지만 두산 선발진이 훨씬 더 강했다.

이처럼 이번 가을은 선발싸움에서 시리즈의 성패가 결정됐다. 이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뿐 아니라 가을야구 탈락 팀들에도 확실한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더 넓은 의미로 앞으로 KBO리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장원준과 같은 토종선발투수의 발굴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산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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