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빅맨의 3점슛은 옵션…올인하면 ‘독’

입력 2016-11-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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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배혜윤-동부 김주성-모비스 함지훈(왼쪽부터). 사진|스포츠동아DB·WKBL

센터 배혜윤 3점포 비시즌 훈련성과
김주성 3점슛 성공률 66.7%로 1위
외곽만 노리면 리바운드 우위 뺏겨


프로농구에서 빅맨의 3점슛은 이제 보기 드문 장면이 아니다. 남자프로농구에선 지난 시즌부터 이런 움직임이 잦아졌다. 올 시즌에는 여자프로농구에서도 센터를 맡은 선수들이 외곽포를 터트리고 있다. 빅맨이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를 겸비하는 국제농구의 트렌드에 발 맞춰 국내 남녀프로농구에서도 변화의 기운이 일고 있다.


● 눈에 띄게 증가한 빅맨의 3점슛

삼성생명 배혜윤(27·183cm)은 7일 열린 KB스타즈와의 원정경기에서 3점슛을 1개를 시도해 적중시켰다. 3점슛 시도 자체가 매 시즌 1∼2차례에 불과했지만, 이날 배혜윤은 완벽한 찬스에서 3점포를 터트렸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선수와 팀을 위해 (빅맨의 3점슛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비 시즌에 훈련을 많이 시켰다. (배)혜윤이가 찬스에서 망설이지 않고 던져 성공했는데, 앞으로는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프로농구에선 센터의 외곽 공격 시도 자체가 드물었는데, 배혜윤이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남자프로농구에선 지난 시즌부터 바람이 불었다. 동부 김주성(37·205cm)이 본격적으로 3점슛을 시도하기 시작했고, 총 32개를 성공시켰다. 김주성은 2016∼2017시즌에도 15개를 던져 10개를 적중시켰다. 3점슛 성공률 66.7%로 전체 1위다. 삼성 김준일(24·201cm)도 그 대열에 가세했다. 김준일은 8개의 3점슛을 던져 2개를 림에 꽂았다.


● 공간활용 극대화 가능하다!

감독들이 빅맨의 3점슛을 적극적으로 훈련시키는 이유는 공간활용의 극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키가 큰 국내선수들이 정확한 외곽포까지 장착하면 활동반경을 넓힐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골밑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생긴다. 이를 외국인선수가 파고들면 좀더 쉽게 득점할 수 있다. 외국인선수에게 도움수비를 펼치는 상대팀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도 있다.

대표적 사례가 모비스 함지훈(31·198cm)이다. 함지훈은 프로 데뷔 초반에는 골밑 공격에 집중했다. 그러나 2011∼2012시즌부터 외곽을 겸하기 시작했다. 다만 성공률은 높지 않았다. 지난 시즌부터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해 올 시즌에는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점슛 21개를 시도해 8개를 적중시키고 있다. 그러면서도 골밑에서의 강점을 계속 발휘하고 있다.


● 골밑 플레이와 어울려야 더 위력적이다!

감독들은 하나같이 3점슛을 장착한 빅맨이라도 골밑 플레이를 병행해야 위력이 배가된다고 설명한다. 골밑 공격과 외곽 공격의 비중은 7대3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3점슛은 하나의 공격 옵션일 뿐 원래의 장점을 버려선 안 된다는 얘기다. 빅맨이 3점슛은 정확도 측면에서 전문 슈터에게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 빅맨이 외곽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상대는 오히려 편하다. 골밑 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리바운드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부가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실패한 여러 이유들 가운데 하나로 김주성이 오리온을 상대로 외곽으로만 돌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모비스가 올 시즌 초반 4연패를 당할 때도 함지훈이 외곽에서만 움직일 뿐 장점인 골밑 공격을 시도하는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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