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피플] ‘3점슛 1위’ 김주성의 고민

입력 2016-11-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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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슛을 던지는 빅맨으로 변신한 동부 김주성은 올 시즌 1라운드에만 3점슛을 20개나 성공시켰다. 그는 “인사이드 공략을 해야 외곽슛의 위력도 배가될 수 있다”며 본업에도 충실할 뜻임을 밝혔다. 사진제공 | KBL

“포지션 중복으로 외곽슛 비중 늘려
2R부터는 인사이드 공략에 나설것”


세계농구의 추세는 공간 활용이다. 과거에는 존재감 강한 빅맨 2명이 인사이드에서 중심을 잡는 더블포스트가 위력을 발휘했지만, 경기의 흐름이 빨라지고 수비법이 다양해지면서 포스트에 자리 잡고 있는 빅맨보다 스피드와 외곽슛을 겸비한 빅맨이 환영받는 시대다. 외곽슛을 던지는 빅맨, 이른바 ‘스트레치 4’가 대세를 형성하고 있다.

동부 간판스타 김주성(37·205㎝)은 정통 빅맨에서 스트레치 4로 스타일을 바꾼 전형적 사례다. 동부는 지난 시즌부터 2명의 외국인선수(로드 벤슨·웬델 맥키네스) 모두를 인사이드 득점에 능한 이들로 선택했다. 김주성까지 안으로 들어갈 경우에는 극심한 포지션 중복을 피할 수 없을뿐더러 공간 활용도 어려워진다. 이에 김주성은 외곽슛 비중을 대폭 늘렸는데, 전문 3점슈터 수준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올 시즌 1라운드 9경기에서 김주성은 36개의 3점슛을 시도해 20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이 55.6%에 이른다. 리그 1위다. 15일 오리온전에선 4개의 3점슛을 꽂아 팀의 96-95 승리에 기여했다. 김주성은 “나까지 포스트로 들어가면 우리 팀 공간이 너무 안 나온다. 지금은 내가 외곽슛을 던지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맥키네스와 벤슨이 외곽으로 볼을 잘 빼주기 때문에 슛이 잘 들어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동부 김주성. 사진제공|KBL


3점슛은 김주성의 전문분야가 아니다. 그의 장점은 수비와 상대 포스트 공략에서 더 극대화된다. 이는 그 스스로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김주성은 “나는 슈터가 아니다. 지금의 3점슛 성공률이 지속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예상보다 많은 3점슛을 던졌다. 2라운드부터는 상대팀도 내 3점슛에 대비하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곽슛 빈도를 줄이려고 한다. 인사이드 공략을 해야 외곽슛의 위력도 배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 주전 가드 두경민(25)은 왼발에 부상을 당해 당분간 출전이 어렵다. 김주성은 패스에도 일가견이 있다. 두경민의 결장으로 인해 하이포스트에서 볼 배급까지 맡아야 한다. 김주성은 올 시즌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평균 3.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김주성은 “(두)경민이가 빠졌지만, (박)지현이나 (김)현호 같은 좋은 가드들이 있다. 동료들을 도와서 1라운드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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