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투애니원. 사진제공|YG 엔터테인먼트
씨엘·산다라박 솔로활동이 최선의 선택
걸그룹 투애니원이 해체됐다.
YG엔터테인먼트(YG)는 25일 “2016년 5월 투애니원의 전속 계약이 만료됐고, 공민지가 함께 할 수 없게 된 상황 속에서 나머지 멤버들과 오랜 상의 끝에 공식 해체를 결정하게 됐다”면서 “5월 이후 씨엘과 산다라박의 솔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박봄은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4월 투애니원 전 멤버 공민지의 탈퇴로 인한 해체설이 제기됐을 당시만 해도 YG는 “해체는 없다” “3인조로 여름에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던 터라, 7개월 만에 말을 바꿔 해체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투애니원은 2009년 데뷔 때부터 음원 및 음반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올렸고, 월드투어를 진행할 만큼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었다. YG로선 투애니원의 이 같은 브랜드 가치가 매력적이었을 뿐더러, YG에 주는 상징성도 크기에 팀 해체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박봄이 2014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암페타민 밀반입 사건에 휘말려 팀 활동이 중단된 이후 복귀시점을 기약할 수 없는 현실을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는 관측이다. 마약류를 밀반입했음에도 입건유예 처분을 받아 ‘봐주기 수사’ 논란에 휩싸였던 박봄을 계속 안고 가기에는 YG로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고, 공민지에 박봄까지 빠진 투애니원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YG가 25일 투애니원의 해체를 발표하며 “(투애니원이)활동을 지속해 나가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 기약 없는 투애니원의 활동을 기대하기보다는 멤버들의 솔로 활동에 매진하기로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밝힌 배경이다.
또 한 가지, YG가 8월 데뷔시킨 걸그룹 블랙핑크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런칭한 것도, 투애니원 해체를 결단하게 된 또 다른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YG로선 강력한 대체제가 생긴 셈이다.
눈길 끄는 점은 투애니원의 해체 발표 시점이다. YG는 투애니원 해체와 소속그룹 위너의 남태현의 탈퇴 소식을 담은 보도자료를 주말이 시작되는 금요일(25일), 주식시장 마감이 끝난 오후 4시 정각에 배포했다. 이를 두고 연예가에서는 “코스닥 상장사인 YG가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의지”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