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도 식히지 못한 슈퍼매치의 열기

입력 2016-11-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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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조나탄이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의 FA컵 결승 1차전 전반 15분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조나탄의 오른발 슛은 서울 골키퍼 유현의 다리 사이를 빠져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소문난 잔치, 먹을 게 많았다

수원-카드섹션 서울-현수막 뜨거운 응원전
불타는 승부욕…이종성-데얀 날선 신경전도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을 대표하는 라이벌 FC서울과 수원삼성이 모처럼 격렬한 ‘슈퍼매치’를 치렀다.

수원은 2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1차전 홈경기에서 서울을 2-1로 꺾었다. 그간 양 팀은 K리그와 각종 대회를 통틀어 총 86차례 맞붙었지만, FA컵 21년 역사상 결승전에서 슈퍼매치가 성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에서 서울을 상대로 2무1패에 그쳤던 수원이 모처럼 서울과 접전을 벌이면서 장내 분위기 역시 한층 달아올랐다. 90분 내내 팽팽한 신경전이 오간 것은 물론 팬들의 열띤 응원전, 결과를 가늠할 수 없는 경기 양상까지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날 관중석에선 수원을 상징하는 파란색과 서울의 팀컬러인 붉은색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수원 홈팬들은 선수들이 입장하는 순간 카드섹션으로 ‘영광’이라는 글자를 새겨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었고, 원정 응원석을 거의 다 채운 서울 팬들도 이에 뒤질세라 직접 제작해온 현수막을 흔들며 응원의 목소리를 키웠다. 전반 12분쯤부터는 가는 비가 내리기도 했지만, 팬들은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며 응원가를 목 놓아 불렀다.

27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 하나은행 FA CUP’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결승 1차전 경기에서 수원 이종성과 서울 데얀의 몸싸움에 양팀 선수들이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그라운드 내 선수들간의 날선 신경전도 예외는 아니었다. 보통 양 팀 선수들은 슈퍼매치를 치르는 자체만으로도 강한 승부욕을 불태우곤 하는데, 여기에 한 해의 결실을 의미하는 우승컵까지 걸려있어 서로에 대한 견제는 더욱 거세졌다. 전반 23분 서울 데얀이 헤딩을 하는 수원 이종성과 강하게 충돌해 경고를 받았고, 2분 뒤에는 반대로 이종성이 데얀을 밀어 서울에 프리킥을 내줬다. 양 팀은 결국 전반 종료 3분을 남기고 말다툼을 벌여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다행히 주심에 의해 상황은 빠르게 정리됐다.

경기 흐름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었다. 전반 15분 수원 조나탄의 선제골로 0-1로 뒤진 채 후반에 돌입한 서울은 5분 만에 주세종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수원은 8분 뒤 염기훈의 추가골로 다시 달아났다. 서울은 꾸준히 골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골대를 벗어나거나 수원 수문장 양형모의 손에 걸렸다. 후반 40분 서울 아드리아노가 골대 바로 앞에서 득점 찬스를 맞기도 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그리고 수원은 마침내 서울을 상대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수원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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