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고양오리온과 서울삼성 경기에서 삼성 크레익이 오리온 밀착수비에 막혀 공을 놓치고 있다. 고양|김종원기자 won@donga.com

4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고양오리온과 서울삼성 경기에서 삼성 크레익이 오리온 밀착수비에 막혀 공을 놓치고 있다. 고양|김종원기자 won@donga.com


농구는 전술변화의 폭이 큰 종목이다. 특히 선수 개인역량에 한계가 있는 국내에선 매 경기 코칭스태프의 준비와 전술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 4일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진 ‘2016~2017 KCC 프로농구’ 2라운드 오리온-삼성전은 그 중요성이 극명하게 드러난 경기였다.

오리온과 삼성은 1라운드 맞대결 때 3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107-104 삼성 승)을 벌인 바 있다. 오리온은 1라운드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이날 변화를 택했다. 경기 전 오리온 추일승(53) 감독은 “삼성은 인사이드가 우리보다 강한 팀이다. 우리는 외곽슛이 터지지 않으면 이기기 어렵다. 최근 우리 팀 외곽슛이 좋지 않아서 선수기용과 패턴에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추 감독이 꺼내든 카드는 문태종(41)이었다. 추 감독은 올 시즌 단 1경기에만 선발출전했던 문태종을 베스트5로 기용하고, 그를 위한 공격 패턴을 준비해 삼성전에 나섰다. 이는 정확하게 통했다. 문태종은 1쿼터부터 2개의 3점슛을 터트리는 등 32분1초를 뛰면서 3점슛 4개를 포함해 17점·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문태종은 “코칭스태프에서 그동안 쓰지 않았던 패턴을 삼성전에 준비했는데, 그것이 잘 통한 것 같다”며 웃었다. 문태종을 비롯해 오데리언 바셋, 정재홍, 김동욱 등이 10개의 3점슛을 합작한 덕분에 오리온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 100-85의 완승을 거뒀다.

반면 삼성 이상민(44) 감독은 상대 주득점원인 애런 헤인즈에게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붙이는 등 1라운드 수비전술을 그대로 들고 나왔다가 오리온의 공격에 뭇매를 맞았다. 이 감독은 “수비에 있어서 내가 너무 안이하게 준비를 한 것 같다. 3라운드에선 변화를 줘야 할 것 같다. (이번 패배를) 뒤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며 준비 부족을 인정했다.

고양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