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서 되살아난 수원, FA컵 우승 명문팀 재도약 계기될까

입력 2016-12-0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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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선수단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결승 2차전에서 라이벌 FC서울을 승부차기로 제치고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상암|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수원삼성 선수단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결승 2차전에서 라이벌 FC서울을 승부차기로 제치고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 상암|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수원삼성은 3일 벌어진 FC서울과의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승부차기 혈투 끝에 힘겹게 우승컵을 안았다. 수원의 FA컵 우승은 2010년 이후 6년만이자, 통산 4번째다.

2014년과 2015년 잇달아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던 수원은 올 시즌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다. 정규 33라운드까지 7승16무10패(승점 37)로 12개 구단 중 9위에 그쳤다. 2012년 스플릿 라운드 도입 이후 처음으로 그룹B(7~12위)로 떨어지는 수모를 맛봤다. 강등 위기까지 내몰린 가운데 스플릿 라운드 5경기에선 3승2무를 거두며 최종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였다.

수원은 한때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 통했다. 1996년 9번째 구단으로 K리그에 합류한 이후 ‘1등주의’를 표방하는 모기업 삼성의 모토대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우수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데뷔 시즌에 대뜸 준우승을 차지했고, 일찌감치 선진 시스템을 도입한 덕분에 K리그 우승 4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등 한국축구를 선도했다.

그러나 2014년 4월 경영 투명성 제고라는 명분 하에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뀐 뒤 상황이 달라졌다. 구단 재정이 축소되고, 지난해 말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뇌부 교체 등이 이어지는 등 점차 균열을 보이더니 올 시즌에는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FA컵 우승으로 내년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으나, 전반적으로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려운 한 해였다.

수원이 클래식이든 FA컵이든 국내외 대회에서 챔피언에 등극한 것은 2010년 FA컵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FA컵 우승을 명가 재건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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