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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성현아 “욕심? 그저 제자리를 찾고 싶은 바람뿐”

입력 2016-12-05 1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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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하늘은 그 사람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준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뜻하지 않은 시련을 겪고 몇 번 좌절을 경험하고 나면 늘 쉽게 무너지는 것이 사람이다. 시련을 딛고 일어나는 사람의 이야기가 적은 이유도 어쩌면 이런 이유 때문이다.

데뷔 후 첫 연극 도전에 나선 성현아 역시 이제 새로운 이야기를 쓰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성매매’, ‘스폰서 계약’ 등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단어들과 지난 3년을 보낸 그는 이제 연극 ‘사랑에 스치다’ 속 은주 역할을 맡아 관객들을 만난다. 재기를 위해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연극 무대를 택한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연극은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지만 무대 공포증이 있는지 무대 위에선 말도 잘 안 나왔어요. 그런데 이번에 지인 분의 소개를 통해 ‘사랑에 스치다’ 연출님을 만나게 됐고 이튿날 대본을 받았죠.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여준 강하고 독한 역할이 아니어서 더욱 끌렸어요.”

앞으로 열흘 후면 성현아의 복귀작이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대중의 의심스러운 시선들을 한 몸에 받아 온 그는 직접 티켓을 구매하고 연극을 보러오는 관객들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마치 일종의 정면 돌파처럼 보인다.

“관객들이 ‘날 어떻게 볼까’라는 부담은 느끼지 않아요. 마치 오랫동안 준비해 온 공연을 보여드리는 학생의 마음이죠. 두렵기도 하지만 설레는 마음이 더 커요. 그동안 제가 맡았던 역할들이 늘 화려하고 강해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어요. 이번 연극은 저의 실제 모습과 말투가 녹아들지 않으면 안되는 배역이어서 그런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을 것 같아요.”

성현아는 “이번 복귀 결정을 하기까지 주변의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씩 안 좋은 일을 겪을 때마다 힘들었지만 마치 정수기가 불순물을 걸러내듯이 내 곁에 정말 좋은 사람들만 남았다”며 자신을 믿어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런 사건을 겪고 나서 제일 무서웠던 건 언론이었어요. 내 입에서 나온 말도 아니고 내 측근이라면서 말을 퍼뜨리고 다닌 분도 누군지 모르겠더라고요. 3년 동안 제가 모르는 제 자신의 모습이 만들어져 있었죠. 그런 것들이 가장 무섭고 싫었죠.”

성현아는 얼굴과 이름이 알려진 직업을 선택했기에 난도질당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면 여전히 아찔하다. 그럼에도 그가 다시 배우로 돌아왔다. 그만큼 그는 ‘연기’ 밖에 모르는 한 명의 배우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서 걱정도 됐지만 그래도 요즘은 채널도 많아져서 그런지 나이나 외모보다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경향이 강하더라고요.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저요? 저는 늘 준비가 되어 있죠. 그동안 겪은 일도 있고 시간이 흘러 엄마도 되어 봤으니 전보다 제 연기가 깊어져 있지 않을까요. 이제는 높이 올라가는 것보다 ‘제 자리를 찾고 싶다’는 바람뿐이에요.”

성현아에게 “드라마 복귀를 기다리는 분들도 많다”고 대중의 반응을 전하자 그는 “그런 말을 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있느냐”고 반신반의 했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숙이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말 저를 기다려 주신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을 위해 달릴게요. 그런 분이 한 명이라고 해도 이제 그 분을 위해 달리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10년보다 정말 하루하루를 알차고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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