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오른쪽)은 약 한 달 전부터 선수들의 출퇴근을 전면 자율화했다. 이는 1년간 선수들을 지켜보며 확실한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같이’를 중시하는 최 감독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 한 단면이기도 하다. 스포츠동아 DB
현대캐피탈은 다르다. 한 달 전부터 기혼자와 미혼자를 막론하고 출퇴근을 전면 자율화했다. 훈련과 재활, 생활, 연습경기까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올인원(All-in-One) 트레이닝시스템’의 클럽하우스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지만,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율을 부여했다. 이는 1년간 생활하며 지켜본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깔려있어서다.
훈련은 오전 10시에 시작한다. 정규훈련이 모두 끝나는 시간은 오후 6시다. 이후에는 선수들이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다. 기존에는 보고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필요 없다. 현대캐피탈 구단관계자는 “감독님이 1년간 선수들을 지켜보며 자율을 줘도 문제없다고 판단하셨다”고 했다.
자율을 부여했지만, 원칙은 확실하다. 자정부터 아침 6시 사이에는 숙소에 들어갈 수도, 나갈 수도 없다. 구단관계자는 “컨디션을 관리하기 위해 잠을 자야 하는 시간”이라고 못 박았다. 복귀하기 모호한 시간대라면, 식사시간인 아침 7시 이전에 돌아오면 된다. 동료와 함께 식사하며 마주보고 많은 대화를 하라는 의미다. 또 하나는 홈경기 전날 합숙이다. 경기에 집중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작전타임 때 백업 선수들까지 모이게 하는 등 ‘같이’를 중시하는 최 감독의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한 단면이다.
야간훈련도 자율에 맡겼다. 정규훈련이 끝나면 선수들은 눈치 볼 것 없이 외출이 가능하다. 구단관계자는 “어제(4일)도 경기를 마치고 선수들이 대부분 외출했는데, (신)영석이는 서브 훈련을 했다. 훈련이 필요한 선수들은 스스로 하면 된다. 클럽하우스는 편의시설이지 구속받으라고 만든 것이 아니다”고 했다. 여기에 성적까지 좋으니 금상첨화다. 현대캐피탈은 5일까지 9승4패(승점 25)로 선두 대한항공에 세트득실률에서 뒤진 2위다. 최 감독은 “생각보다 선수들이 더 잘해줬다”며 “믿음이 형성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만족해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