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도깨비’가 하반기 기대작다운 성적과 화제성을 이뤄내며 또 한 편의 대박 드라마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도깨비’는 지난 2일 첫 방송된 이후 도깨비와 저승사자 등과 같은 판타지적 존재를 내세워 여성 시청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도깨비’ 공유와 ‘저승사자’ 이동욱이 보여주는 콤비 플레이가 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로 평가될 정도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 중이다.
이런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정작 tvN은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안투라지’가 기대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퀄리티로 인해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개국공신인 ‘막돼먹은 영애 씨 시즌15’도 답답한 전개로 비판을 받고 있기 때문.
뿐만 아니라 tvN 예능 역시 ‘삼시세끼’, ‘현장토크쇼 택시’ 외에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삼시세끼’-‘신서유기’로 대표되는 나영석 돌려막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SNL 코리아’가 최근 개그우먼 이세영의 성추행 논란에 이어 정이랑의 엄앵란 패러디까지 문제가 되는 상황을 맞으면서 그야말로 ‘미운 털’이 박힌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방송사의 예능국 PD는 “tvN이 일반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 성장한 것과 달리 최근에는 시선끌기, 화제성 모으기에만 집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한 “tvN은 이미 일개 케이블 채널이 아니게 됐다. 다양한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를 쏟아내면서 시청자들은 tvN을 하나의 어엿한 방송사로 보고 그에 맞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때문에 tvN은 지금 일종의 사춘기를 맞은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방송 관계자 역시 동아닷컴에 “tvN의 요즘 예능을 보고 있으면 특이하고 새로운 예능만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것 같다. 예능으로 다양한 소재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시청자들이 예능을 보는 이유는 웃기 위해서라는 걸 잊어선 안된다”고 충고했다.
tvN은 자신들의 플랫폼을 일컬어 ‘즐거움의 시작’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최근까지의 tvN은 실제로도 ‘즐거움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모습은 어떤가. 공감이 가는 즐거움보다 눈요기를, 신선함에 집착하다가 오히려 식상해져 버린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