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진원 트리오, 국내 재즈의 ‘새로운 위시리스트’

입력 2016-12-12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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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하면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죠. 재즈는 동시대의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재즈의 발전도 락, 민속음악, 보사노바, 라틴 가리지 않고 계속 변화를 거치면서 발전했거든요. 음악적 특수성보다는 현 시대의 문화를 수용한 장르가 재즈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오진원 트리오는 재즈 밴드다. 재즈를 비롯 포크, 월드뮤직 등 다양한 스타일을 독창적 사운드로 구사하는 팀이다. 기타리스트 오진원을 주축으로 베이스 송인섭과 드럼 조남열로 구성된 오진원 트리오는 재즈 리스너들의 새로운 위시리스트로 주목받고 있다.

솔직히 한국에서 재즈는 주류 음악은 아니다. 대중가요로 점철돼 있는 음악시장에서 재즈를 해나가기란 쉽지 않다. 이에 오진원은 생각보다 쉬운 답변을 내놓았다.

“아무래도 대중들이 재즈를 접할 기회가 적기 때문이 아닐까요. 지난번 공연에 부모님을 초대해서 한 곡을 들려드렸어요. 어머니께서 마치 사막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드셨데요. 그 곡 제목이 ‘샌드맨’이었거든요. (웃음) 재즈도 관심을 가지면 가요만큼 접근성이 쉬운 음악이라 생각해요. 대중들이 재즈하면 어렵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냥 가볍게 들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연극인 부모님에게서 자란 오진원은 자연스레 예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입시 준비 끝에 서울예전 실용음악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지만은 않았다.

“부모님께서 반대 엄청 하셨죠. 막상 음악을 시작한 후에는 많은 지지를 해주셨어요. 자식이 고생하는 게 싫으면서도 즐거워하는 일을 찾은 것 같다는 맘이 드셨던 거겠죠. 이후에는 파리에서 음악 공부를 이어갔어요. ‘돌아가면 뭔가 뒤집어놔야지’라는 마음으로 공부했어요. 해보니 확실히 국내와 달랐어요. 음악학습에 대한 정부 지원도 돼서 그런지 시민들이 항상 음악에 노출돼 있더라고요.”

막상 유학생활 마치고 돌아왔지만 바로 무대에 설 수는 없었다. 흐른 시간만큼 재능 있는 실력자들도 늘었고 급변한 음악 환경을 몸소 체험하게 됐다. 이에 그는 본격적인 영업(?) 활동에 돌입했다. 음악 연습은 물론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자리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난 5월 데뷔 첫 쇼케이스를 개최하며 정식 데뷔했다.


“사실 첫 앨범 발매 전에도 콜라보나 솔로 콘서트도 했어요. 하지만 지난 5월에 쇼케이스를 연 것이 정식 데뷔라 할 수 있죠. 앨범을 처음 받아봤을 때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아직 1년 밖에 안 된 신인이기 때문에 아직 제 음악적 정체성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어요. 대중이 듣기 좋은 곡도 중요하지만 아직은 음악적 실험을 많이 해 보고 싶어요. 그렇게 해 나가다보면 그 음악이 진짜 내 모습이 되겠죠.”

오진원은 음악뿐만 아니라 사진, 그림, 조형 등 다양한 분야와의 콜라보도 시도 중이다. 사진 작가 박세준 씨와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그는 요즘 즉흥 연주에 푹 빠져있다.

“제가 요즘 즉흥연주에 관심이 높아서요. 일반 재즈클럽에는 할 여건이 되지 않아서 장소를 섭외하고 있어요. 그래서 재즈는 어디서 듣느냐도 참 중요해요. 외국 재즈페스티벌에서 알프스 산이나 기암절벽 같은 경치 좋은데서 연주해 본적도 있거든요. 가만히만 있어도 좋은데 음악까지 있으니 관객들이 좋아했어요. 제가 하는 음악도 자연친화적이라서 공기 좋은 야외에서 꼭 공연하고 싶어요.”


동아닷컴 장경국 기자 lovewit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오진원 트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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