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부터 시사교양까지…MBC ‘총체적 난국’

입력 2016-12-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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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부진에 낙하산 캐스팅 의혹
보도는 물론 시사교양도 입지 약화

MBC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드라마는 시청자를 상당수 잃었고, 시사교양 프로그램 역시 뚜렷한 정체성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연기자 출연 압력 의혹까지 불거졌다.

MBC 드라마는 현재 대부분 낮은 시청률로 처참한 결과를 내고 있다. ‘콘크리트’ 시청층인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침드라마 ‘언제나 봄날’과 일일드라마 ‘황금주머니’ 등을 제외하고 월화드라마 ‘불야성’과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는 4%대의 시청률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드라마왕국’의 명성이 무색해졌다.

이 와중에 최순실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의 아들인 연기자 정우식의 ‘낙하산 캐스팅’ 의혹까지 얹혀졌다. MBC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은 안광한 사장의 ‘입김’에 정우식을 ‘옥중화’ ‘빛나거나 미치거나’ ‘야경꾼일지’ 등에 출연시켰다는 의혹의 중심에 섰다.

21일 김민식 드라마본부 PD는 사내 게시판에 장 본부장이 “정우식의 역할을 지정해 캐스팅을 주문하고, 높은 출연료를 요구해도 반드시 캐스팅하라고 지시한 일이 있다”는 글을 남겼다. 익명을 요구한 한 PD도 “현장에서 정우식 캐스팅에 대해 의아해하는 시선이 적잖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본부장은 “정씨의 아들이란 사실을 알았다면 출연시키지 않았다”며 “드라마 캐스팅은 주관적인 판단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며 일상적 관리 행위”라고 해명했다. 또 정우식이 MBC 드라마 첫 출연작인 2014년 ‘개관천선’ 이전부터 연기자로 활동해 왔다고 덧붙였다.

‘PD수첩’과 ‘100분토론’ 등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시청자의 시선도 달갑지 않다. 대부분의 방송사가 뉴스프로그램은 물론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시국상황을 정밀하게 취재, 분석해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MBC는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을 되짚는 데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앞서 주말 ‘뉴스데스크’의 박상권, 이정민 앵커는 “언론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퇴하기도 했다.

MBC가 처한 이 같은 상황에 시청자 사이에서는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과 ‘일밤-복면가왕’만 남았다는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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