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일일 산타 오승환, ‘40세이브 이상 할게요’

입력 2016-12-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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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 오승환(오른쪽)이 21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암병동에서 환우 윤승모 군에게 사인을 해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승환은 소아암, 백혈병 등 난치병 어린이를 돕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의 홍보대사로 위촉돼 활동을 시작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40세이브가 아니라 더 해야겠는데요.”

‘돌부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의 입가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소아암, 백혈병 등 난치병 어린이들을 돕는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과 함께 21일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소아암 환아들과 만나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메이크어위시(Make-A-Wish) 재단은 전 세계적으로 난치병 어린이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기관으로,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클레이튼 커쇼도 후원을 한 적이 있다. 한국지부에선 메이저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떠오른 오승환이 홍보대사로 위촉돼 활동을 시작했다.

올해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입단 첫 해 76경기서 6승3패 14홀드 19세이브 방어율 1.92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오승환은 올해 1세이브당 26만원을 적립해 이를 재단 측에 전달했다. 26만원은 오승환의 등번호에서 따온 상징적인 액수다. 적립금 외에도 이날 가방과 모자 등 26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소아암 환아들에게 전했다.

소아암 병동에서 아이들을 직접 만난 그는 “시즌 때부터 얘기를 했던 일이다. 직접 찾아와서 아이들을 보니 더욱 뜻 깊고 감사하다. 아이들을 보면서 더 많은 힘을 얻고 가는 것 같다. 좋은 성적이 나와 더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홍보대사로 위촉된 오승환은 첫 공식 활동으로 소아암 환아들을 만났다.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 홍보대사로 위촉된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서 세이브를 기록할 때마다 26만원씩 적립한 ‘Saves for Wishes’ 기금 전달식도 가졌다.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병동에서는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시구를 하기도 한 박지호(11)군 등 야구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밖에서 야구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오승환은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창 뛰어놀 나이에 직접 뛰지 못하고 병원에서 TV로만 보는 친구들이 많았다. 운동선수를 꿈꾸는 아이들도 있는데 빨리 나아서 밖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이 친구들에게 힘이 되고자 왔는데 작게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그는 소아암 병동 송년행사에서 아이들의 질문을 받고, 가위바위보 게임을 통해 선물을 주는 등 ‘일일 산타클로스’ 역할에 힘을 썼다. 오승환은 “산타할아버지가 와야 되는데 미안하다”며 아이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재단과 병원 관계자들의 덕담도 이어졌다. “40세이브를 해달라”는 말에 “더 많이 해야할 것 같다”며 화답하기도 했다. 오승환은 “이 친구들이 얼마나 간절히 뛰고 싶은지 알겠다. 앞으로도 아이들을 생각하며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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