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연말결산③] 백희X금비, 최약체의 반란…‘태양’ ‘달빛’ 사이에서 빛났다

입력 2016-12-24 0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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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X금비, 최약체의 반란…‘태양’ ‘달빛’ 사이에서 빛났다

2016년 드라마 경쟁의 최종 승리 채널은 KBS다. 일단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2016년 상반기와 하반기 인기 지분을 묵직하게 챙겼다. 신드롬을 일으킨 ‘태양’과 ‘달빛’이 KBS의 든든한 양대 산맥이라면 ‘백희가 돌아왔다’ ‘오 마이 금비’는 어차피 꼴찌라는 대부분 예상을 뒤엎고 선전했다. 지난 9월부터 매주 드라마스페셜을 선보인 것에 앞서 KBS는 4부작 ‘베이비시터’, 3부작 ‘페이지터너’를 통해 1회분으로 끝나는 단막극에도 변화를 줬다.

2016년 KBS가 선택한 첫 번째 단막극 실험대상은 4부작 ‘베이비시터’였다. ‘베이비시터’는 행복한 가정의 일상을 파고든 수상한 23살 베이비시터로 인해 겪게 되는 세 남녀의 복잡 미묘한 심리변화를 그려낸 미스터리 멜로물이다. KBS는 주중 밤 10시대에 대중성보다는 예술성에 방점을 둔 드라마 ‘베이비시터’를 편성했다. 작품은 인물 관계 때문에 불륜 드라마로 오해받았지만 면면을 들여다보면 수작임에 틀림없었다. ‘적도의남자’를 통해 감각적이고 뛰어난 연출력을 선보였던 김용수 감독은 규격화된 TV 영상문법의 틀을 깨는 실험적이고 도발적인 영상미와 정교한 음악 배치로 눈과 귀를 신선하게 만들었다. 짧고 굵게 구성되는 단막극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시도다.



이후 방송된 3부작 드라마 '페이지터너'는 단막극의 실험정신이 대중성과 만났을 때 발생하는 시너지를 보여줬다.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에서는 법과 언론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로맨스와 적절히 조화해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보장받은 박혜련 작가를 비롯해 ‘페이지 터너’로 정식 데뷔하는 이재훈 감독, 김소현·지수·신재하·예지원·오광록 등 청춘 배우와 베테랑 연기자의 조합이 작품에 힘을 실었다. 특히 작품은 변화하는 시청행태에 맞춰 웹과 모바일을 통한 선공개 전략으로 온·오프라인에서 크게 주목받고 시청률 상승까지 이뤄내며 크로스미디어시대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드라마틱한 반전을 선사한 작품은 4부작 ‘백희가 돌아왔다’와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다.

‘백희가 돌아왔다’는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자리를 감쪽같이 메꾸며 동시간대 시청률 1,2위 자리를 다퉜다. 누가봐도 ‘뷰티풀 마인드’(6월20일 첫 방송)의 땜빵용 드라마였던 ‘백희가 돌아왔다’는 단막이나 연작시리즈의 한계로 여겨져 왔던 저조한 시청률의 벽을 넘어섰고(최고 시청률 10,4%) 강예원, 진지희, 김성오, 최대철, 인교진의 변신으로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내며 스타시스템 관행에서 탈피한 좋은 선례를 남겼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수목드라마 ‘오 마이 금비’는 연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방송 전, 경쟁 작인 SBS 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과 MBC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 사이에서 최약체로 꼽혔기 때문이다. 한류스타, 청춘스타, 판타지, 로맨스 등 화려한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 두 드라마 틈에서 ‘오 마이 금비’는 아동 치매, 10살 여주인공 이라는 작지만 파격적인 콘텐츠로 승부를 걸었다. 보통의 미니시리즈 방송 시간대에 ‘오 마이 금비’가 적절하지 않아 보이는 이유이기도 했다. 하지만 KBS의 과감한 선택은 통했고 ‘오 마이 금비’는 22일 12회의 경우 자체 최고 시청률인 7%까지 경신하며 동시간대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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