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은 3월 초 K리그 개막 이전까지 신임 총재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권오갑 총재(맨 앞)가 1월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연맹 정기총회의 폐회를 선언하는 모습. 스포츠동아DB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권오갑 임시체제’에서 탈피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개정된 정관의 세부 규정을 확정하는 대로 재선거를 공고하고 새 수장을 뽑는 절차에 착수한다.
연맹 관계자는 31일 “2월 안에 새로운 총재를 선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1월 16일 치러진 제11대 총재선거에 단독 출마한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과반 득표에 실패한 뒤 연맹은 전임 권오갑 총재가 수장을 맡는 ‘임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017시즌 K리그 개막이 3월 4일로 다가오면서 그 전에 연맹이 정상체제로 가동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연맹도 새 총재 선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맹은 3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개정된 정관을 뒷받침할 세부 규정을 마련한다. 1월 16일 정기총회에서 연맹은 ‘총재선거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총회를 통해 적임자를 추대하고, 총재선거에 입후보하는 사람은 일정 금액의 기탁금을 내도록’ 정관을 개정했다. 개정된 정관은 이미 대한축구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았다. 3일 이사회에선 기탁금을 얼마로 할지, 기탁금을 돌려받기 위해선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는지를 확정한다.
이르면 다음주 초 재선거 일정이 공고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관심의 초점은 ‘적임자’가 입후보할지로 모아진다. 변화가 있을 순 있지만, 현재 축구계에선 재선거에 뜻을 두고 있다는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천만 원에 달할 기탁금 제도가 신설되면서 후보 진입장벽이 더 높아졌다는 점도 변수다. 게다가 지난 선거에 불출마했던 권 총재가 재선거에도 입후보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사실상 ‘총재를 다시 맡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후보 등록과 선거 과정을 거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만약 재선거 후보 등록자가 없거나, 나타나더라도 지난번 신 후보처럼 당선되지 못할 경우에는 연맹이 개정된 정관에 따라 총회에서 ‘추대 형식’을 거쳐 새 수장 선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추대 과정을 거친다면 권 총재의 재선출이 유력한 듯하지만, 권 총재가 새로운 인물을 추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권 총재의 의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