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 복귀선수 경계령…‘고배당 메이커’ 변신

입력 2017-02-0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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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의 일시적인 현상일까? 아니면 그 동안 칼을 갈아온 선수들의 한풀이 성공일까? 미사리 경정장이 2017시즌 초반 주선보류와 장기 제재를 마치고 오랜만에 복귀한 선수들이 만드는 이변으로 화제만발이다. 사진제공 l 국민체육진흥공단

1일 기광서 1착·임정택 2착 쌍승식 272.2배
‘주선보류 대상자=하위급 선수’ 고정관념 깨

오랜만에 복귀한 선수들이 예상을 깨고 맹활약을 펼쳐 2017시즌 초반 미사리 경정장에 화제를 만들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 시즌 후반기 주선보류 처분을 받았거나 1년 이상의 장기 제재를 받았던 선수들이다.

경정 팬들은 ‘주선보류 대상자=하위급 선수’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이 입상하면 곧바로 고배당으로 이어진다. 특히 사흘간 경정이 치러졌던 시즌 1회차(1월25일∼27일)에서 복귀선수들이 기존의 강자들을 심심치 않게 잡아내면서 고배당 흐름을 주도해 나갔다.

11기 정훈민은 25일 수요 7경주 2착 입상을 시작으로 26일 목요 9경주와 27일 금요 8경주에서 당당히 우승해 전성기 때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수요 9경주에서는 주선보류 복귀선수 기광서와 임정택이 나란히 1, 2착을 차지해 쌍승식 272.2배라는 어마어마한 배당을 터트렸다. 기광서는 다음날 목요 4경주에서도 깜짝 우승으로 쌍승식 21.7배를 터트려 고배당 메이커로 자리매김을 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의외의 부진으로 주선보류를 피하지 못했던 권일혁도 복귀하자마자 1회차에서 우승 3차례, 준우승 1차례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특히 수요 7경주와 14경주에서 각각 쌍승식 45.4배, 83.7배를 터트리며 시즌 첫 주 고배당 흐름을 주도해 나갔다. 이들 외에 이상문, 임정택 등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 1회차는 복귀선수들이 경주의 주인공이 됐다.

2월1∼2일의 2회차 때도 주선보류에서 복귀한 지용민이 안정감 있는 운영으로 2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 복귀 선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전문가들은 시즌 초반이기에 일어날 수 있는 현상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해마다 시즌이 시작될 때는 그동안 부진했던 하위급 선수들이 강한 승부욕을 발휘하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주선보류 제재를 받았던 선수들은 공백기간 동안 절치부심하며 복귀할 날만을 기다려왔기 때문에 입상의 절실함이 다른 선수들보다 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경정의 중요한 변수 가운데 하나인 수면상태도 영향을 줬다. 동계기간 에는 수면상태를 감안해 강자들은 대체로 무리한 레이스를 자제하는 편이다. 이 덕분에 상대적으로 복귀선수들의 활약이 더 두드러져 보였다.

시즌 초반의 활약으로 자신감을 되찾아 기량이 업그레이드되는 선수들도 가끔은 나오지만 대체로 시즌이 진행되면 이변보다는 평소의 기량대로 결과가 나온다. 그 것이 스포츠의 확률이다. 단판대결에서는 이변이 속출하지만 장기 레이스에 돌입하면 결국 전력의 차이가 나는 게 스포츠다.

하지만 당분간은 복귀선수들이 깜짝 고배당을 터트리는 경주가 종종 나올 수도 있어 시즌 초반 경정은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이변은 스포츠가 주는 매력이다. 그래서 관중들은 이변이 나올수록 더 흥분하고 좋아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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