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소치동계올림픽에서 ‘노 메달’에 그친 한국 남자 쇼트트랙대표팀은 2017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남자대표팀은 절치부심했다. 명예회복을 위해 쉬지 않고 구슬땀을 흘렸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1년 앞두고 조금씩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정수(28·고양시청)의 복귀가 큰 힘이었다. 서이라(25·화성시청), 신다운(24·서울시청), 박세영(24·화성시청), 한승수(26·국군체육부대)로 이뤄진 대표팀은 ‘주장’ 이정수와 함께 하나의 팀으로 뭉칠 수 있었다.
김선태 쇼트트랙 남자대표팀 감독도 2017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소치올림픽 때 남자대표팀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지만 그만큼 외국선수들이 연구하고 열심히 해서 올라왔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 선수들의 각오도 대단하다. 어려움이 있지만 메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어떤 게 부족한지 연구하고 훈련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신뢰를 보냈다.
남자 쇼트트랙대표 이정수.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믿음은 통했다. 남자 쇼트트랙대표팀은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열린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남자 1500m에서 박세영이 금메달, 이정수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어 취약종목이던 단거리 500m에서도 중국과 맞붙어 서이라가 2위, 박세영이 3위를 차지했다. 22일 마코마나이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1000m에서는 서이라, 신다운, 이정수가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정수는 한 국가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가져갈 수 없다는 대회 규정상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한국쇼트트랙의 저력을 다시금 보여주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들은 5000m 계주에서도 은메달을 땄다. 아시안게임이지만 중국, 일본 등 세계 강자들과 겨뤄 일궈낸 결과이기에 의미가 있었다.
이정수는 항상 “경기에서 못하고 싶은 선수는 없다. 그동안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강조했다. 이어 “맏형으로서 후배들과 함께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 중이다.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테니 지켜봐 달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언이 아니었다. 이들은 올림픽 리허설 격인 아시안게임에서 호성적을 내며 자존심을 되찾았다.
한편 여자대표팀도 선전을 이어갔다. 같은 날 열린 여자 1000m에서 심석희가 금메달을 땄고, 3000m 계주에서도 금빛 질주를 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