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③] ‘버저비터’ PD “노민혁 부상, 가장 아찔했던 순간”

입력 2017-03-10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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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를 만나다③] ‘버저비터’ PD “노민혁 부상, 가장 아찔했던 순간”



Mnet ‘버저비터’ 출연자들은 진지하다. 아마도 이들은 방송이라는 사실을 잊고 있는 게 아닐까란 의구심을 갖게 만들만큼, 매 경기에 진심을 다 쏟는다. 운동에 대한 열정 하나가 이토록 눈물 나게 만들 수 있을지 기대치도 못한 부분이었다.

“이들은 일주일에 5일 이상 훈련을 했어요. 카메라로 찍는 건 한계가 있으니 다 담아내진 못했죠. 정말 매일같이 운동을 해요. 오히려 제작진이 그걸 말린 적도 있었어요. 특히 이상윤 씨는 모든 스케줄을 다 빼고 올인 해서 훈련했죠. 그렇게 5, 6일 정도 훈련을 하다보면 정이 쌓이는 건 당연한 거고요. 화면보다 노력이 더 컸어요. 그들이 이기고 지는 것에 대해 많이 아쉬워하는 건 그런 까닭일 것 같고요.”

한 골을 놓치고, 또 한 골을 허용할 때마다 선수들은 탄식했다. 많은 땀을 흘린 까닭에 그 아쉬움은 더 배가됐다. 때로는 그 아쉬움이 화가 됐으며 더욱 예민해진 까닭에 초반에 멤버들끼리의 갈등도 존재했다. 당시 그 모습을 본 성종규 PD는 어떤 생각을 가졌을까.

“현장에선 걱정이 됐죠. 근데 어차피 남자들이라 그런지 뒷 끝은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방송에서 그냥 욕설을 내뱉은 걸로 끝낸 건 약간의 연출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이 더 가까워졌다고 생각했어요. 누군가는 가족보다 더 밥을 자주 먹는다고 할 정도였으니까요(웃음). 대신 감독님들끼리의 기싸움이 대단했죠. 그건 연출진이 다가갈 수 없는 부분이었어요.”



선수들만큼이나 감독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자신팀의 선수가 부당한 파울을 당했을 때 격노했고, 경기 결과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 것도 그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 더욱 강한 훈련으로 이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 것도 감독진이었다.

“감독님들은 저희보다 더 오랫동안 (농구를) 해왔고, 더 잘 알아서 그런 것을 조절하는 게 힘들었어요. 또 심판의 권한은 제작진의 입장이 아니라고 감독님에게 말씀을 드리면서, 조절을 해달라고도 해고요.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선 생각 못한 부분이었는데, 그게 좀 커지다보니 이후엔 양해를 구했죠.”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다. 몸을 사용하는 운동을 하다보면 경기 중 부상도 피할 수 없는 부분. 특히나 한 번 씩은 선수들이 영광의 상처를 얻기도 했다. 특히 ‘버저비터’ 중 노민혁이 부상을 당한 장면은 시청자들이 가장 안타깝게 느낀 부분이기도 했다.

“저도 노민혁 씨가 다쳤을 때 가장 아찔했어요. 원래 무릎이 습관적으로 탈골되는 분이었거든요. 그러다 인대가 갑자기 끊어졌고요. 탈골될 때마다 맞추던 버릇이 있으셨는데, 당시엔 그게 잘못 틀어져서 결국 응급실에 가게 됐죠. 그때 정말 놀랐어요. 선수가 제일 크게 다쳤던 것 중에 하나였고요. 저희는 본업이 있으시고, 이 프로그램이 전부가 아닌데 다치면서까지 하지 말라고 했는데 땀이 있다 보니 그게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버저비터’는 대장정을 마친 상태다. 현재 결승전은 마쳤고, 방송 촬영은 모두 마친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열정은 남아있다. 방송 이후에도 멤버들은 따로 모여 농구를 즐겨한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촬영 마지막 날 공통으로 드린 질문이 ‘시즌2를 하면 하시겠습니까?’였어요. 근데 모두 입 모아서 ‘지금의 팀이 아니면 안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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