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공갈빵부터 제주 꽁치김밥까지 ‘맛따라 길따라’

입력 2017-03-1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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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전병, 메밀부치기, 수수부꾸미, 빈대떡, 장떡으로 구성한 강원도 정선 아리랑장의 모듬전.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 향토 주전부리와 함께 떠나는 봄여행

강원 메밀전병·통영 충무김밥
완도 전복빵·제주 흑돼지꼬치
지역 대표 먹거리 놓치면 후회

주전부리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때를 가리지 않고 군음식을 자주 먹는 행위, 맛이나 재미, 심심풀이로 먹는 음식’이라고 나온다. 군음식이 끼니와 별도로 먹는 음식을 말하니, 끼니를 채우는 것이 아닌 먹는 재미 자체를 즐기는 식도락의 음식이다. 우리나라에는 지역마다 고장의 특색과 문화가 담긴 재미있는 주전부리들이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봄여행에 맛보면 좋은 대표적인 향토 주전부리를 선정해 발표했다.


● 메밀전병 수수부꾸미 수리취떡(강원 정선)

강원도를 대표하는 주전부리들로 정선아리랑시장에 가면 제 맛을 볼 수 있다.

메밀전병은 얇게 부친 전에 김치, 갓김치, 무채 등을 버무려 넣고 돌돌 만다. 껍질 벗겨 말린 메밀가루를 쓰는데 지역 사투리로 ‘살미가루’라 한다. 메밀전병이나 메밀부치기는 살미가루를 쓰고, 메밀묵이나 국수는 메밀을 쪄서 가루를 내 갈색이 돈다. 메밀전병의 이웃사촌 메밀부치기는 메밀 반죽에 배춧잎을 올려 부친다. 얼핏 심심해 보이지만 배추의 달큼함이 입맛을 당긴다.

수수부꾸미는 찰수수 반죽을 한 숟가락씩 떼어 기름 두른 팬에 올리고 팥소를 넣어 반달 모양으로 부친 것이다. 단맛이 상대적으로 뚜렷하다. 정선 아리랑장에서는 메밀전병, 메밀부치기, 수수부꾸미, 빈대떡, 장떡 등을 담아 모둠전으로 파는 집들이 많다.

은은한 수리취 향이 매력인 수리취떡도 정선에서 맛볼 주전부리다. 정선 아리랑시장 외에 아우라지역 앞에도 수리취떡 전문점이 있어 레일바이크를 즐기고 들리면 좋다.

이제는 거의 전국구 주전부리가 된 통영의 향토 별미 충무김밥.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충무김밥 꿀빵 빼데기죽(경남 통영)

충무김밥은 통영 주전부리의 상징이다. 엄지손가락만 하게 싼 김밥에 무김치와 오징어무침을 곁들인다. 이제는 거의 전국구 군것질이지만 그래도 역시 본고장의 맛이 각별하다. 원래는 주꾸미와 꼴뚜기, 홍합을 대나무 꼬챙이에 꿰어 무김치와 함께 팔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오징어무침과 무김치에 시래기국이나 조갯국을 낸다.

꿀빵은 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고 튀긴 다음 물엿과 깨를 바른다. 소의 종류에 따라 고구마, 완두콩, 유자, 치즈 등으로 다양하다. 통영문화마당 일대에 10여개의 꿀빵집이 있다.

빼떼기죽은 말린 고구마에 팥이나 콩, 조, 찹쌀 등을 넣어 두 시간 이상 걸쭉하게 끓인 죽이다. 빼떼기는 얇게 썬 고구마를 바짝 말린 것을 말하는 통영 사투리. 통영을 비롯해 경남 지역에서 즐겨먹는데 고구마의 단맛에 잡곡의 고소함이 더해져 맛이 꽤 풍부하다. 중앙시장과 동피랑 부근에 여러 가게가 있다.

빵 속에 전복 한 마리를 통채로 넣어 지난 해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완도 전복빵.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전복빵, 해조류라떼, 해조류떡(전남 완도)

전국 전복 출하량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남 완도의 대표 주전부리다. 지난해 초부터 등장한 향토 주전부리의 ‘신상’이다. 빵 속에 전복 하나를 통째로 넣는 것이 특징이다. 빵에 들어가는 전복은 한 시간 정도 찐 뒤, 찬물에 서서히 식히면서 씹히는 맛이 부드러워지는 포인트를 잡아낸다. 비린내는 레몬으로 잡고. 반죽에는 미역 가루를 넣는다. 전복 하나가 통째로 들어가다 보니 가격은 싸지 않다. 출하되는 전복 도매가에 따라 달라지는데 2월 말 현재 가격은 개당 5500원이다.

전복빵과 함께 완도 지역색을 살린 별미로 전복쿠키와 해조류라테(씨위드라떼)가 있다. 다시마와 미역, 톳이 들어가고 세모(가사리)를 장식으로 올린다. 달콤한 미역국을 마시는 느낌이다. 최근에는 설탕과 소금 대신 미역과 다시마를 넣어 만든 가래떡인, 해조류떡도 등장했다. 이 떡으로 떡국을 끓이면 바다 향 가득한 국물 맛이 난다.

토종 흑돼지에 파인애플, 가래떡을 넣고 구운 제주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인기 먹거리 흑돼지꼬치구이.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흑돼지꼬치구이, 꽁치김밥(제주)

개성있는 음식이 많은 제주에는 주전부리에도 지역 특색이 넘친다. 여행자들의 인기 방문지 서귀포매일올레시장에 가면 흑돼지꼬치구이가 있다. 꼬치에 두툼한 토종 흑돼지 생고기와 파인애플, 가래떡을 꽂아 굽는다. 꼬치 1개가 200g이나 돼 거의 한 끼 식사를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든든하다.

꽁치김밥도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의 명물이다. 김밥에 구운 꽁치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다. 김밥 앞뒤로 꽁치의 머리와 꼬리가 삐져나온 개성 넘친 모양새가 눈길을 끈다. 생선 비린내 나지 않고 꽁치의 고소한 맛과 따스한 쌀밥이 어우러지는 조화가 제법 완성도가 높다. 굵은 뼈와 내장을 발라내고 굽기 때문에 잔가시만 주의하면 된다.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요즘 가장 ‘핫한’ 군것질 아이템인 화덕만두. 사진제공 | 한국관광공사



● 화덕만두, 공갈빵, 홍두병(인천광역시)

인천 차이나타운은 다양한 먹거리를 자랑하는 주전부리의 천국이다. 요즘 가장 인기 높은 것은 화덕만두다. 원래 이름은 옹기병으로, 옹기화덕에서 굽는 중국식 만두다. 만두를 굽는 옹기 화덕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 이곳의 몇몇 가게만 만든다. 200℃가 넘는 옹기화덕 숯불에서 천천히 구워 수분이 날아간 만두피는 과자처럼 바삭하지만 속에는 육즙이 가득하다.

공갈빵은 인기가 꾸준한 스테디셀러다. 한쪽에 꿀을 바르고 겉이 부풀게 구운 중국식 호떡으로 은은한 단맛과 고소함이 꽤 중독성 있다. 붉은 팥이 들어간 과자인 홍두병은 대만에서 인기 있는 간식 중 하나로, 큼직하고 부드러운 빵에 팥소가 듬뿍 들어갔다. 많이 달지 않아 쉽게 질리지 않고, 팥 외에 크림치즈와 망고, 다크초콜릿, 녹차 등을 넣은 것도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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