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커트의 신’ 준식 원장이 전하는 봄 트렌드는?

입력 2017-03-10 14: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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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식 헤어스타일리스트

그의 손길을 한번 거쳐 간 이들이라면 또 다시 찾게 만드는 마력을 가졌다. 속된말로 ‘날고 기는’ 헤어스타일리스트들이 모여 있는 서울 청담동 헤어숍 가운데에서 쌤시크의 대표 준식 원장은 ‘커트의 신’으로 불린다. 많은 돈을 들여 홍보를 해도 그렇게 되지 않을 텐데, 손님들은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며 시도 때도 없이 그를 찾는다.

준식 원장에 대한 소문이 방송가로 퍼지면서 각종 케이블채널의 뷰티 프로그램에서도 그를 찾고 있다. 처음엔 호기심에 한두 번 방송 출연을 하다가 최근 숍을 확장 이전하면서 “본업이 충실하자”는 생각에 손님들에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대세는 대세를 말아보는 법. 걸그룹 여자친구가 지난해 말 열린 각종 시상식에서 쌤시크를 거론하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자 입소문이 더해졌다. 준식 원장은 “그 전까지 단순히 ‘머리를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 점차 가족처럼 여겨준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 헤어숍에서 머리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갖추어진 복합공간으로 만들면서 몸이 두개도 부족하게 됐다.

“미용은 이제 하나의 콘텐츠가 됐다. 전시회도 하고 그림도 감상하고, 재즈공연도 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미용실이 하나쯤 있었으면 좋겠다고 꿈꾸다가 욕심내서 이렇게 만들었다. 하하!”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많은 헤어숍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준식 원장은 과감하게 투자해 서비스하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양분화된 것 같다. 프리미엄으로 하느냐, 저가로 하느냐, 둘 중 하나다. 동네 특성상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해야겠다고 판단했다.”

그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그를 찾던 손님들은 달라진 양질의 서비스에 더 없이 만족했고, 입소문은 입소문을 타고 나가 각종 SNS에서도 ‘쌤시크’ 세 글자를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청담동에서는 우리가 처음으로 시도했다. 깨끗하고 따뜻한 느낌도 좋지만, 카페에서 아늑한 곳이라는 느낌을 준다더라. 헤드 스파 전용기기를 통해 편안하게 풀어준다. 휴식을 취한다는 생각에 손님들이 더 좋아한다.”


- 원장만의 철칙이 있다면.

“돈을 벌기 위해서 옵션을 붙이고, 절대 펌이나 염색 등을 하면 안 되는 상태인데, 무리하게 하지 않는다. 우리는 고객의 행복의 가치를 높인다는 생각이다. 헤어 서비스를 받고, 선을 보든 면접을 보든 머리를 예쁘게 하고 밖에 나가서 사람들한테 관심을 받고 행복의 가치를 높이자는 만들어준다는 자부심이 크다. 직원들한테도 그렇게 교육시킨다.”


- ‘청담동 커트의 신’ 별칭은 어떻게 생겼나.

“3~4년 정도 됐다. 손님들한테 처음 나온 말이다. 손님들의 취향을 백이면 백, 다 맞출 수 없겠지만, 최대한 맞추려고 한다. 패션 쪽에도 관심이 많다. 단순히 머리를 자르는 게 아니라 고객의 이미지를 보고 그걸 잘 맞추다보니까. 불만의 수가 줄어들고. 만족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최대 인원의 고객을 맞추자는 생각에 계속 공부하게 된다.”


- 어떤 공부를 하나.

“트렌드 공부! 커트 스킬이나 펌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매년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헤어 트렌드 발표회는 다 참석하려고 한다.”


- 올해 트렌드는.

“펌 시장 보다는 염색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 같다. 작년에 유럽에서 ‘옴브레’ 헤어가 유행이었다. 한국에 작년에 들어왔다. 펌 시장이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럴 때 일수록 머릿결을 신경 써야 한다.”


- 올해 유행하는 컬러는.

“파스텔컬러! 트렌드는 그린인데, 일반적으로 그대로 할 수 없지 않나. 무거운 컬러의 헤어스타일은 선호하지 않는다. 층이 없는 일자머리나 텍스처가 살아나는 레이어드가 강세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핑크를 조금 더 밝게 하고, 잘 어울리게 표현해야 한다. 올 봄에 딱 맞는 것 같다.”


- 탈색을 하겠다는 고집부리는 손님이 있다면.

“절대! 해주지 않는다. 헤어 상태에 따라 시술이 들어간다. 맞는 걸로 추천해준다.”


- 고객들이 꾸준히 찾아오는 비결은.

“본질인 기술이지 않을까. 무엇보다 중요한건 친근감이다. 머리할 시기가 됐다면 문자를 보내는 서비스도 하고, 사실은 나도 귀찮을 때가 많다. 하하!”


- ‘쌤시크’에만 있는 것이 있다면, 다른 숍과의 차별점은.

“외부에서 사람을 영입하지 않고, 제자를 키운다. 그렇다보니 멤버들이 젊다. 시대 변화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고집이 아집이 되지 않게 말이다. 변화를 잘 맞아들이지 못하는 습성이 있다. 시대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맞춰나간다.”


- 급성장할 수 있는 비결은.

“투자다. 돈을 모으는 것보다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는 것. 지금까지 했던 걸 재투자하는 거다. 도전이고 모험이다. 나 자신에 대한 투자. 직원들의 과감한 투자. 스텝들이 없으면 일을 못한다. 그들을 키우기 위해서 투자하는 거다.”

준식 원장은 라뷰티코아, 컬쳐 앤 네이처를 거쳐 2013년 샘시크를 처음 설립했다. 오픈을 하게 된 계기도 자신의 제자들이 많은데, 다른 헤어숍에서 키울 수 없다. 제자들이 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했다.


- 방송 활동은.

“좀 쉬고 있다. 오픈 하느라 너무 힘들었다. 본질에 충실해야한다. 방송일이 많아도 제 직업이 방송인이 아니지 않나. 조금씩은 나가도 그게 주가 되서는 안 된다.”


- 좋은 일도 많이 한다.

“재능기부다. 탈북청소년을 위한 봉사 활동, 연세대 소아 암센터에서 봉사하고 있다. 한달에 한번씩 하자는 생각이다. 신진 작가들 후원해주고. 작품 전시할 수 있게 장소도 빌려준다. 기부금을 턱턱 내놓을 수도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할일을 찾고 있다.”


- 헤어 관리 팁을 알려 달라.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거라도.

“샴푸를 너무 빨리 헹구지 말라. 거품을 내고 사그라질 때까지 시간을 둬야 오염물이 떨어져나간다. 샴푸의 종류도 중요하다. 두피는 세게 자극 하지 말고, 가볍게 두드리면서 감아야 한다.”


- 린스와 트린트먼트 사용방법은.

“두 가지 모두 사용할 때는 트리트먼트를 먼저 사용해야 한다. 모발 안에 들어가서 영양을 공급해 주는 거다. 린스(컨디셔너)는 모발 밖에서 코팅 막을 입혀 윤기나 부드러움을 준다. 모발이 가늘 경우 끝 쪽 위주로 사용해라. 둘 다 사용하는 게 좋다. 매일 해도 좋고. 단, 모질과 손상정도에 따라 다르다!”


- 쌤시크의 목표는.

“197489.20라는 게 있다. 하나의 특별시와 9개의 도. 74개의 시와 89개의 군에 20년 안에 쌤시크 직원들의 지분이 있는 헤어숍을 오픈하는 게 목표이자 비전이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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