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의 법칙] ‘또 본부장’… 이젠 하석진의 다른 모습을 보고 싶다

입력 2017-03-13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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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석진이 tvN 드라마 ‘혼술남녀’에 이어 이번에는 독설과 냉소를 장착한 본부장으로 돌아온다.

그는 MBC 새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이직의 달인이자 냉소, 독설로 무장한 본부장 서우진 역할을 맡는다. 하석진은 이 드라마에서 100번 동안 입사 문턱에서 좌절한 은호원 역과 호흡을 맞춘다.

하석진이 맡은 이번 배역에 대한 설명은 마치 ‘혼술남녀’ 속 진정석 역과 매우 유사해 보인다. 그 역시 제작 발표회에서 제기된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하며 “처음에는 나 역시 부담을 느꼈다. 그러나 극이 진행되면서 이 서우진 캐릭터도 결국엔 을이 되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며 차별 포인트가 분명히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하석진이 이번에 맡은 배역을 통해 이전 작품과 완전히 다른 연기 변신을 보일 것이하는 기대를 품기는 어렵다. 측은하면서도 실수를 연발하는 계약직 사원 은호원(고아성)에게 관심을 보이거나 러브라인이 생성되는 그 순간 하석진이 맡은 서우진은 여느 드라마에서 익히 봐왔던 본부장 그 이상, 이하도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첫 방송도 시작되지 않은 드라마이니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하석진이 맡았던 진정석(혼술남녀), 박력 (아이언레이디), 이재인 (1%의 어떤 것) 등을 생각해 보면 그가 서우진을 통해 얼마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그렇다면 왜 하석진은 늘 본부장이어야 하며 고운 말을 못하는 독설가여야 하는 것인가. 왜 하석진은 싸이코패스일 수 없으며 사극 속 노비일 수는 없는 것일까.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 PD들은 대체적으로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악녀 이미지를 가진 배우에게 계속 악녀 역할만 제안이 들어가듯 하석진도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제적 남자’ 출연 후 하석진은 똑똑한 공대 오빠, 뇌섹남의 이미지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수명을 늘려가는 배우에게 이런 이미지로만 기억되는 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왕 스타트를 끊은 ‘자체발광 오피스’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처럼 발군의 활약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연기자’ 하석진으로서 다음에는 어떻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틈틈이 해야 하지 않을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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