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즌스호텔서울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칼리노의 새 총괄셰프 치로 페트로네는 “서울에서 최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고객에게 인정받고 싶다”고 밝혔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 돼지고기 인상적…해산물도 신선
서울 최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꿈꾼다”
일단 첫 모습부터 눈길을 끌었다. 하얀 조리복이 잘 어울리는 둥그런 체형의 듬직한 몸집, 역시 둥글둥글한 얼굴에는 여유로운 미소가 가볍게 흘렀다. 얼핏 개구쟁이 소년같은 모습이지만 요리를 설명할 때 눈빛은 굉장히 진지했다. 요리를 소개하며 손짓을 섞을 때 보이는 손도 체격만큼 컸지만, ‘셰프의 손은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세한 인상이었다. 마치 음식 만화에서 금방 나온 듯한 이 사람,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서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칼리노’를 책임지는 새 총괄셰프 치로 페트로네(Ciro Petrone)다. 럭셔리 호텔 브랜드 포시즌스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책임진다는 것은 명성만큼 높은 기대치에 부응해야 하는 압박감이 크다. 하지만 레스토랑 브레이크 타임을 이용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치로 페트로네 셰프는 시종 여유가 넘쳤다.
-언제 요리에 입문했고 어떤 수업과정을 거쳤는지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1980년 이탈리아 나폴리 출신이다. 14세 때 호텔학교에서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 후 5년간 나폴리에서 수업을 받았다. 어머니가 요리를 좋아하고 실력도 좋아 그 영향이 컸다. 초등학교 때부터 럭셔리한 특급호텔의 셰프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다.”
페트로네 셰프는 파크하얏트 밀라노의 미슐랭 1스타 ‘분’을 비롯해 팔라조 사쏘의 미슐랭 2스타 ‘로셀리니’, 카프리 핼리스 호텔&스파의 미슐랭 1스타 ‘롤리보’ 등을 거쳤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홍콩 리츠칼튼 미슐랭1스타 ‘토스카’에서 헤드 셰프로 4년을 근무하는 등 여러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전에 한국에서 근무하거나 아니면 개인적 업무, 여행으로 방문한 적이 있는가.
“한국 호텔서 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인적인 여행이나 업무로도 와 본 적이 없고, 2주 전에 여기 도착한 것이 첫 한국 방문이다.”
-한국, 특히 서울은 이탈리안 요리의 인기가 높아 경쟁이 무척 치열하다. 포시즌스란 유명 브랜드 호텔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맡게 됐는데 느낌은.
“우선 톱 브랜드의 셰프를 맡아 영광이다. 총괄셰프로서 기본 철학은 맛과 함께 눈에 보기에도 좋은 요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정통 이탈리안 요리의 맛을 표현하는데 충실하지만 스타일이나 플레이팅은 모던한 것을 지향한다.”
-당신이 말하는 정통 이탈리안 요리의 매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토마토, 바질, 치즈, 올리브, 오일 등 지중해 지역의 신선한 식재료가 지닌 향과 풍미를 충실하게 요리에 담는 것, 그것이 이탈리안 요리의 매력이다. 신선한 재료에 충실하면서 그 맛들을 결합하는데 셰프의 상상력과 기술이 동원된다.”
-같은 유럽의 프랑스 요리, 그리고 이전에 근무했던 홍콩의 중국요리와 비교한다면.
“이탈리아와 프랑스 요리는 자주 비교되는데, 내 생각으로는 프랑스가 더 묵직하고 진하다. 소스가 강하고 버터와 크림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요리는 올리브 오일 베이스의 요리가 많고 재료의 신선함을 중시해 훨씬 풍미가 가볍다. 홍콩에서 경험한 중국요리의 경우 우리와 식문화가 크게 달랐다. 짠맛의 기준이 훨씬 낮아 이탈리안 셰프로 초기에 간을 맞추기가 너무 어려웠다. 면도 파스타의 씹는 식감이 어느 정도 단단한 아르덴테를 선호하는데, 중국요리 등은 푹 익혀 부드럽게 먹는다.”
-한국에 온 지 2주 밖에 안됐는데 혹시 인상적인 한국요리나 식재료가 있는가.
“아직 도착한 지 얼마 안돼 다양하게 먹어보진 못했다. 테이블에서 계속 요리해 먹는 돼지고기 바베큐(삼겹살)가 무척 재미있다. 식재료 중에 한우와 돼지고기의 질이 무척 좋다. 해산물 중에 조개와 오징어가 마음에 든다. 하지만 토마토만은 아무래도 이탈리아 것을 쓸 수밖에 없다.”
-올해 안에 포시즌스호텔의 셰프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는가.
“당연히 서울에서 최고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고객에게 인정받는 것이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