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웅 감독의 울먹임, 선배 사령탑을 향하다

입력 2017-04-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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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KBS 박승규 스포츠국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KBS 박승규 스포츠국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선배 감독님들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왔습니다.”

존경심 가득 담긴 수상소감이 장내를 잠시 숙연하게 만들었다. 6일 서울 강남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시상식’. 좌중을 사로잡은 주인공은 현대캐피탈 최태웅(41) 감독이었다.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을 제패한 최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했다. 감독 데뷔 2년 만에 차지한 영광이었다.

트로피를 손에 든 우승 사령탑은 감격에 젖은 채 말을 쉽게 잊지 못했다. 이내 마음을 다잡은 최 감독은 “이런 상을 받을 줄 몰랐다. 아니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운을 뗀 뒤 “현역 은퇴를 하자마자 감독으로 선임해주고 뒷받침해 준 구단에 감사하다. 그리고 초보 감독이라 시행착오가 많았는데도 잘 따라준 선수들 모두 고맙다”고 전했다.

평소 눈물 많기로 유명한 최 감독.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최 감독은 수상소감 도중 울먹인 채 감사를 표해야 할 사람들을 하나둘 언급했다. 그는 “챔프전에서 명승부를 함께 펼쳐주신 박기원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해 5차전 혈전을 함께 한 선배 사령탑에게 경의를 표했다. 이어 그는 “챔프전 2차전 당시 문성민이 힘들어하는 탓에 가슴의 응어리를 풀어주려고 고민을 하다가 김호철 감독님께 전화를 드려 조언을 구했다”면서 “감독님께서 ‘(문)성민이가 겉으론 강해 보이지만 여린 면이 있다. 감독으로서 잘 감싸 안으라’고 말씀해주신 덕분에 반등 계기가 됐다”며 고마움을 내비쳤다. “하고픈 이야기가 많은데 떨려서 못 하겠다”는 최 감독의 진심이 전해지자 장내엔 잔잔한 감동이 흐르기도 했다.

한편 여자부 감독상은 챔프전 대역전극을 이뤄낸 IBK기업은행 이정철(57) 감독에게 돌아갔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마이크 앞에 선 이 감독은 “올 시즌은 유독 힘들었는데 선수들이 잘 견뎌줬다. 우리 선수들 사랑한다”고 말해 IBK기업은행 선수들의 닭살을 돋게 만들어 웃음을 선사했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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