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 감독에게 전화조차 하지 않는 감독도 있지만…. KIA 김기태 감독(오른쪽)은 정회열 2군 감독(가운데)과 수시로 소통하고 의견을 받아들이며 강팀으로 가는 전력 구축에 손발을 맞추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군과 2군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대개의 팀들은 2군 코칭스태프의 보고, 그리고 긴밀한 소통을 토대로 1군의 부족한 곳을 메운다. KIA는 이러한 1군과 2군의 호흡이 척척 맞는 팀이다. 김기태 감독이 부임한 2015년 이후 2군에서 육성한 선수를 1군에 공급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왔다.
김 감독의 부임과 함께 2군 지휘봉을 잡은 정회열 퓨처스팀 감독은 수시로 소통하는 것뿐만 아니라, 말하지 않아도 미리 1군에서 부족한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의 광주일고 1년 선배인 정 감독은 오랜 인연만큼이나 서로를 잘 알고 있다.
KIA의 1·2군 감독은 수시로 만난다. 정 감독이 함평 2군구장으로 출근하기 전, 챔피언스필드 인근 식당에서 함께 아침식사를 하면서 현안에 대해 편하게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또한 2군 일정이 끝나고 정 감독이 챔피언스필드로 와 보고하는 날도 많다.
6일 광주 SK전을 앞두고도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김기태 감독이 함평을 찾는 날도 있지만, 1군 일정 탓에 쉽지는 않다. 그러나 김 감독은 2군의 보고를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굳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2군 코칭스태프를 믿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실제로 옆구리 부상으로 1군 합류가 늦어지고 있는 안치홍의 상태에 대해 2군과 긴밀한 협조를 하고 있다.
지난 2년간 2군에서 성장해 1군 멤버가 된 선수들도 많다. ‘리빌딩’이라는 난제를 2군과의 협력으로 풀어내고 있다. 현재 1군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중 외야수 노수광이나 포수 한승택 등 주전급 선수들은 물론, 수많은 백업선수들 모두 2군의 작품이다.
KIA 노수광-한승택(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김 감독은 지난해부터 ‘동행’이라는 모토 아래 KIA를 이끌고 있다. 1군과 2군은 따로가 아닌, 함께 걷고 있다. 주전 유격수 김선빈의 백업선수 등 큰 틀의 주문을 하면, 2군에선 이에 적합한 선수 찾기에 나선다. 또한 특별한 주문 없이도 정회열 2군 감독이 직접 1군에서 필요한 부분을 캐치해 미리 대비한다. 부족한 포지션이 보이면, 1군 요구가 오기 전부터 준비시킨다.
무엇보다 1군에 부르면 기회를 주는 김기태 감독의 스타일 덕분에 2군 선수들에겐 강한 동기부여가 된다. 정 감독은 “이젠 나도, 선수들도 잘 안다. (김) 감독님과 세운 1.5군을 2~3배로 늘리자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한 것 같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터워져 뿌듯하다”며 웃었다. 이어 “2군에서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건 기본적으로 (김) 감독님이 요구하는 야구장에서의 예의범절, 야구를 대하는 태도 같은 것이다. 대체선수를 미리 준비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1군에서 부족한 게 있어서 내려온 선수들에겐 그 부분을 채우고 마음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며 2군에서의 역할을 설명했다.
광주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