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피플] “법적책임無” 예정화, 도덕적 책임은 유효하다 (종합)

입력 2017-04-18 0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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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책임無” 예정화, 도덕적 책임은 유효하다

법적 책임은 면했지만, 도덕적 책임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매화 인증샷 논란에 휩싸인 방송인 예정화의 이야기다.

예정화는 17일 전북 전주 경기전의 명물인 매화 와룡매를 훼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최근 전주 한옥마을을 방문해 화보 촬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인증샷을 남긴 것이 화근된 것. 출입하지 말라고 울타리(펜스)까지 설치한 곳 안으로 들어가 인증샷을 남겨 물의를 빚었다. 무엇보다 100년 된 매화나무의 가지를 꺾는 듯한 포즈를 취하는가 하면 이후 사진에서는 매화 나뭇가지로 추정되는 나뭇가지 예정화의 손에 들려 있자, 나무를 훼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에 대해 예정화의 소속사 데이드림 엔터테인먼트는 1차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사진은 화보 촬영 차 방문한 전주에서 찍은 사진으로, 해당 매화 가지는 촬영용 모형 소품”이라며 “나무를 훼손하지는 않았으나, 출입이 제한된 공간에 입장해 사진을 촬영한 것은 잘못된 행동임을 인지하고 있다. 진심으로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더 주의하고 행동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소속사의 입장과 달리 문화재청과 전주시청 전통문화유산과 양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문화재청 대변인실은 동아닷컴에 “전주 경기전 와룡매 자체가 외부로부터 비공개 된 지역이 아니기에 촬영 자체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울타리 안으로 들어간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들어가지 말라고 해 놓은 것이 아닌가. 누구라도 알 수 있는데 굳이 들어가 촬영했다면 그건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만약 예정화 측에서 모형이라고 주장하는 매화가 실제 와룡매의 가지를 꺾은 것이라면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 점은 전주시청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청 전통문화유산과 역시 “경기전 내에서 사진 촬영은 일반인도 할 수 있어 크게 구애 받지 않는다. 다만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는 등 사진 촬영을 진행한다고 전혀 듣지 못했다”며 “이 점에 대해 전주시청 범무팀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도 처음 겪는 일이라 황당하다. 만약 법에 저촉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예정화의 소속사는 2차 공식입장을 내놨다. 소속사는 “사진에서 보이는 꽃은 촬영용 소품으로, 매화가 아닌 벚꽃나무다. 매화나무를 훼손한 것이 아니다. 다만, 출입이 제한된 구역에 입장한 것에 대해서는 전주시 전통문화유산과 경기전부서와 통화해 사과의 말씀을 전했다, 사진에 대해서도 벚꽃나무임을 확인 받았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추후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소속사의 사실확인 요청에 법적 문제를 검토하던 문화재청과 전주시 전통문화유산과 양측도 다시 입장을 내놨다. 양측은 “해당 건에 대해 예정화에게 법적 책임은 없을 듯하다. 다만, 도덕적 책임은 뒤따를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예정화만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 본인이 자초한 결과이다. 기본만 지켜도 되었을 일을 지키지 않아 생긴 일이고, 최소한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면 될 일을 절차를 밟지 않아 일을 크게 만들었다. 남의 탓도 할 수 없고 자신의 행동을 원망하고 반성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예정화와 소속사는 간과해서는 안 되는 점이 있다. 문화재 훼손 여부를 떠나, 문화재 관련 사항은 한 지자체에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머리 숙여 죄송함을 전하는 것이라는 점을. 문화재는 지자체에서 관리할 뿐, 국민의 자산이자 역사적 가치라는 점을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 다음은 예정화 소속사 1차 공식입장 전문

해당 사진은 화보 촬영차 방문한 전주에서 찍은 사진으로, 해당 매화 가지는 촬영용 모형 소품입니다. 나무를 훼손하지는 않았으나 출입이 제한된 공간에 입장하여 사진을 촬영한 것은 잘못된 행동임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진심으로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주의하고 행동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다음은 예정화 소속사 2차 공식입장 전문

사진에서 보이는 꽃은 촬영용 소품으로, 매화가 아닌 벚꽃나무이며 매화 나무를 훼손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출입이 제한된 구역에 입장한 것에 대해서는 전주시 전통문화유산과 경기전부서와 통화하여 사과의 말씀을 전했으며, 사진에 대해서도 벚꽃나무임을 확인 받았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며, 추후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유의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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