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력해진 조상우, 넥센 선발진에 비춘 희망

입력 2017-04-23 18: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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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자이언츠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넥센 조상우가 역투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조)상우는 1군에서 바로 선발등판하기 위해 꾸준히 준비했습니다.”

넥센-롯데전이 열린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넥센 장정석 감독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이날 데뷔 첫 선발등판에 나선 조상우(23)에 대해 언급할 때였다. 2014~2015시즌 팀의 필승계투요원으로 활약하며 30홀드를 따냈던 조상우의 선발 변신 후 첫 번째 무대에 쏠린 시선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지녔지만, 직구와 슬라이더의 ‘투 피치’에 따른 한계도 뚜렷했던 조상우가 선발로 정착하기 위해선 분명히 변화가 필요했다. 그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아 2016시즌을 통째로 쉰 뒤 꾸준히 선발수업을 받게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발투수로 돌아온 조상우는 과거와 견줘 확실히 강해졌다. 피칭메뉴가 다양해졌고, 제구도 안정적이었다. 2군에서 꾸준히 준비한 결과가 이날 등판에 그대로 투영됐다. 5이닝 동안 79구를 던지며 4안타 2볼넷 4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의 6-5 승리를 이끌었고, 2013시즌 데뷔 후 첫 1군 선발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팀의 3연전 위닝시리즈를 이끈 승리이기에 의미가 더 컸다.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자이언츠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데뷔 첫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된 넥센 조상우가 인터뷰를 하자 김하성이 축하 물세례를 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최고구속 150㎞의 빠른 공(41개)과 슬라이더(18개)는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투심패스트볼(14개)과 포크볼(4개), 커브(2개)도 적재적소에 곁들여 효과를 봤다. 특히 4회 롯데 중심타자 손아섭과 이대호를 각각 포크볼(시속 136㎞)과 슬라이더(시속 135㎞)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장면이 백미였다. “승리투수와 관계없이 가능하면 투구수 80개 안팎에서 끊어줄 것이다. 선수의 몸이 우선이다”던 장 감독의 기대치를 뛰어넘은 호투였다.

조상우의 선발 연착륙은 넥센의 마운드 운용에 있어 매우 긍정적인 요소다. 외국인투수 션 오설리반의 부진으로 붕괴 조짐을 보인 선발진의 불안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한현희(선발 2경기 방어율 1.38)에 이어 조상우까지 희망을 비추면서 부담을 덜게 됐다. 오주원을 불펜으로 돌리면서 불펜의 좌·우 균형을 맞추기도 수월해졌다. 장 감독은 경기 후 “조상우가 데뷔 첫 선발등판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만족스럽다”고 했고, 조상우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끝까지 잘 해내겠다”고 외쳤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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