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잃은 권율은 어떤 선택을 할까.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은 상상초월 전개로 시청자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그 중 하나가 보국산업 강유택(김홍파 분) 회장의 죽음.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던, 더러운 권력과 법비의 온상 강유택의 죽음이 향후 ‘귓속말’의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안방극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유택의 죽음은 그의 아들인 강정일(권율 분)의 삶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측된다. 강정일은 ‘태백’의 최일환(김갑수 분) 대표가 아버지를 죽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살인사건의 굴레에서 벗어나, 태백을 빼앗아오겠다는 그의 의지는 더욱 확고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귓속말’ 제작진이 강정일의 결정적 변화를 암시한 장면을 미리 공개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귓속말’ 속 모든 사건의 시작점이 된 방산비리의 온상 보국산업을 손아귀에서 내려놓으려 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공개된 사진 속 강정일은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단상에 올라선 모습이다. 그의 뒤에는 ‘보국산업 국가헌납’ 공식 기자회견이라는 문구가 커다랗게 박혀 있다. 강정일 앞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플래시를 터뜨리며, 강정일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담고자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강정일의 매서운 눈빛과 의미심장한 표정이다. 극중 ‘보국산업’은 방산비리를 저지른 기업. 금수저를 쥐고 태어난 강유택이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권력을 남용하며 보국산업의 덩치를 키우고 돈을 벌어들였다. 그만큼 강유택에게 보국산업은 절대적으로 중요했다.
그런 강정일이 아버지가 키운 보국산업을 헌납하겠다고 선언했다. 강정일은 아버지 강유택의 죽음으로 더더욱 잔혹한 괴물이 되어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 강정일이 어떤 방법으로 칼날들을 휘두를 것인지, 보국산업의 국가헌납이 강정일이 숨긴 칼날 중 어떤 것을 의미할지 모든 것이 궁금해진다.
이와 함께 한 가지 더 기대되는 것은 배우 권율의 연기. 권율은 ‘귓속말’에서 비열함과 잔혹함, 하루가 다르게 더욱 날카로운 괴물로 변해가는 강정일의 모습을 집중력 있는 열연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의 열연에 시청자들의 호응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권율이 강정일의 변화를 어떻게 그려낼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