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던져 얻어낸 PK…조영욱 희생도 빛났다

입력 2017-05-2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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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7 FIFA U-20 월드컵’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A조 예선 경기가 열렸다.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2-1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7 FIFA U-20 월드컵’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A조 예선 경기가 열렸다.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2-1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Q&A로 복기한 아르헨전

선제골 합작에 PK 유도까지 2골 모두 관여
김승우 투입…포백 같은 쓰리백 카드 효과
인-플레이서 좋은 찬스…후반 집중력도 굿


신태용(47) 감독이 이끄는 한국이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2-1 승리로 장식했다. 20일 기니와의 1차전에서 3-0으로 이긴 한국은 2연승으로 16강행을 확정했다. Q&A 형식으로 아르헨티나전을 복기했다.


Q=경기 전 몸을 푸는 시간이 많이 짧았다.

A=우리 대표팀의 사전 트레이닝은 20여분에 불과했다. 킥오프를 1시간 가량 앞둔 오후 7시5분 그라운드를 밟은 선수들은 잠시 땀을 흘린 뒤 라커룸으로 돌아갔다. 아르헨티나는 오후 7시35분까지 주어진 시간을 꽉 채워 대조를 이뤘다. 느긋해서가 아니었다. 단단한 정신무장이 먼저였다. 앞서 벌어진 잉글랜드-기니전이 1-1 무승부로 끝난 터라, 한국으로선 이기면 무조건 16강행을 확정할 수 있었다. 26일 수원으로 옮겨 치를 잉글랜드와의 3차전을 순위 결정전으로 삼을 수 있어 여유롭게 다음 스텝을 뗄 수 있었다. 벤치는 ‘들뜨지 말고 준비한 것들을 후회 없이 풀어내자’고 당부했다.



Q=쓰리백 카드를 꺼냈는데.

A=김승우(연세대)의 투입으로 변화는 예고돼 있었다. 전날(22일) 신 감독은 “전술 변화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무조건적인 쓰리백은 아니었다. 이상민(숭실대)-정태욱(아주대) 콤비를 중심으로 좌우에 윤종규(FC서울)-이유현(전남 드래곤즈)이 포진한 포백에 가까웠다. 다만 오버래핑, 상대의 공세 시 김승우가 센터백 가운데로 이동하는 형태로 쓰리백이 구성됐다. 아르헨티나가 중원부터 지공으로 빌드업에 나서면 5명이 라인을 내렸고, 전진할 때도 최소 3명은 지역(zone) 봉쇄에 임했다. 상대가 공격 일변도로 나설 것을 고려한 포석이었다. 2-0 앞서다 후반 초반 실점하며 다시 밀리자, 이승모(포항 스틸러스)를 투입해 저지선을 끌어올리는 탄력적인 디펜스를 구축해 안정감을 더했다.


Q=팽팽한 흐름을 이승우(FC바르셀로나)가 끊었다.

A=기다림, 희생, 개인기의 3박자가 적중했다. 전반 18분 이승우가 왼쪽 측면을 따라 빠르게 돌파하며 상대 수비를 붕괴시킨 뒤 득점한 장면은 모두의 합작품이었다. 공세 모드로 나선 상대의 조급증을 역이용했고, 원톱 조영욱(고려대)은 하프라인에서 몸으로 수비수 2명의 진로를 절묘하게 막아 공간을 열었다. 화려하지 않은 스트라이커의 조용한 희생 속에 팀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조영욱은 전반 막판 2차례 단독 찬스를 엮었고, 온 몸을 던져 상대 골키퍼의 파울을 얻어내 백승호(FC바르셀로나)의 페널티킥 추가골에 힘을 보탰다.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7 FIFA U-20 월드컵’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A조 예선 경기가 열렸다. 한국 이승우가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17 FIFA U-20 월드컵’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A조 예선 경기가 열렸다. 한국 이승우가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전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Q=‘인-플레이’ 흐름, 집중력이 돋보인다.

A=우리 대표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 세트피스다. 강호들과 맞설 때 득점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이다. 그런데 결실을 맺는 것이 몹시 어렵다. 각각 10가지 이상 마련한 코너킥도, 프리킥도 좀처럼 골로 연결되지 않아 답답함을 준다. 오히려 볼이 계속 움직일 때 빠른 발로 과감히 침투하면서 꾸준히 좋은 찬스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물론 세트피스를 다듬어서 나쁠 것은 없다. 수비진이 상대의 세트피스에 주눅 들지 않고 잘 대처했으니 충분히 효과를 봤다고 할 수 있다. 거친 경기로 체력이 완전히 바닥난 후반 막판까지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모습 역시 큰 소득이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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