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현장] ‘악녀’ 정병길 감독, 여배우를 액션배우로 만든 까닭 [종합]

입력 2017-05-30 16:14: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한국에 좋은 여배우가 많은데 왜 영화 시장에서 기획을 하지 않는지, 오히려 자극이 됐습니다.”

정병길 감독은 배우 김옥빈을 액션 배우로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매우 정확하게 밝혔다.

30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악녀’ 언론시사회에서는 정병길 감독을 비롯해 김옥빈 신하균 김서형 성준 조은지가 참석했다.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가 그녀를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강렬한 액션 영화로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김옥빈은 살인병기로 길러진 킬러 ‘숙희’로 변신, 총 70회차 중 61회차, 약 90%에 육박하는 신을 대부분 대역 없이 소화해내며 차원이 다른 액션 연기를 펼쳤다. 여기에 연기파 배우 신하균, 성준, 김서형이 가세해 극의 무게감을 더한다.

극 초반 ‘슛팅 게임’과 같은 1인자 시점에서 촬영돼 눈길을 끈다. 칸 국제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병길 감독은 “‘슛팅 게임’을 보면서 이렇게 영화를 찍으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주력했던 것은 칼 액션이었다. 1인칭에서 3인칭으로 배우의 얼굴이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거울이 많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헬스장을 선택해 상대편에게 맞아 거울에 부딪히는 시점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일 마음에 드는 장면은 오토바이 칼 싸움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그 시도를 아무도 하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은 장면이었다. 회차도 한 회차 줄여서 찍은 장면이다. 아마도 한국 영화에서는 새로운 장면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주인공 숙희는 쌍칼 외에도 총, 도끼 등을 사용하며 현란한 액션 연기를 펼친다. 정병길 감독은 “자동차 보네트를 안전하게 붙잡으려면 도끼를 사용하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고 쌍칼을 사용하는 이유는 양 팔을 사용하며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 액션을 보여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액션의 중심이 김옥빈이다. 충무로에서 액션 영화는 남자 배우들이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병길 감독은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여배우를 찾을 수 없을 거란 말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우려가 오히려 자극이 돼서 만들고 싶었다.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예전에 홍콩 영화나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주연이 여성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왜 한국에서는 왜 그런 영화가 없는지 알 수가 없었고 갈증이 있었다”라며 “한국에도 좋은 여배우가 많은데 왜 기획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더라. 언젠가 이루고 싶은 내 로망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제목 ‘악녀’에 대해서는 “제목은 반어법이다. 악녀는 말 그대로 보여지는 것만 그런 건지. 착하고 순박하고 캐릭터를 그리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작품을 설명하기도 했다.

‘악녀’는 정병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배우 김옥빈 신하균 김서형 성준 등이 출연한다. 6월 8일 개봉 예정.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