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독주의 비결, KIA의 만루본능 설명하는 지표들

입력 2017-06-07 14: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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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 스포츠동아DB

공격팀 입장에서 만루 상황은 ‘양날의 검’과 같다. 안타 하나로 대량득점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내야 땅볼 타구라도 나오면 순식간에 아웃카운트가 늘어날 수 있다. 태그플레이가 필요 없는 포스아웃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투수 앞 땅볼 타구가 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라도 나오면 득점 없이 아웃카운트만 2개 늘어나는 최악의 상황이 된다. 그만큼 타자 입장에선 부담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나 6일까지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인 KIA(36승20패) 타자들은 오히려 만루를 기다리는 모양새다. 만루 상황에서 대량득점으로 승기를 잡는 것은 어느새 KIA의 필승공식 가운데 하나가 됐다.


● 만루에서 얼마나 강하나

KIA의 주자 만루시 성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타율(0.455·66타수30안타), 2루타(9개), 타점(76), 장타율(0.788), 출루율(0.462), OPS(1.250) 모두 압도적인 1위다. 최소 3점을 뽑아낼 수 있는 3루타(2개)와 홈런(3개)은 공동 1위. 만루시 장타 수는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14개)다. 그야말로 경이적인 타격지표다. KIA가 리그 최다득점(318점)을 기록 중인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만루시 타율 2위 NC(0.313·67타수21안타), 타점 2위 두산(63타점)과 차이도 크다. 두산은 만루시 팀 타율이 0.219(73타수16안타)로 최하위인데, 볼넷을 13개(1위)나 얻으며 타점을 늘렸다.

공격의 흐름을 끊는 병살타는 3개로 가장 적다. 만루 기회를 놓친 뒤 흐름을 넘겨주는 분위기를 웬만해선 만들지 않았다는 의미다. 올 시즌 KIA의 팀 병살타는 44개로 리그에서 4번째로 적은 수치인데, 대량득점이 가능한 만루 상황에서 이를 최소화한 점이 돋보인다. 만루에서 가장 많은 8개의 병살타를 친 롯데와 대조되는 부분이다. KIA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강해졌고, 기회가 왔을 때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KIA 안치홍, KIA 김민식. 사진|스포츠코리아·스포츠동아DB



● 안치홍·김민식, 만루만 기다리는 남자들

안치홍과 김민식은 만루 기회만 기다리는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치홍은 올 시즌 만루 상황에서 9차례 타석에 섰는데, 8타수6안타(타율 0.750), 14타점을 기록 중이다. 만루시 리그에서 가장 많은 안타와 타점을 기록했다. 2루타 2개, 3루타 1개, 희생플라이 1개씩을 곁들여 타점을 쌓았는데, 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적이다. 장타율(1.250)과 출루율(0.667)을 더한 OPS는 무려 1.917에 달한다.

김민식의 올 시즌 타격 성적은 52경기 타율 0.219(146타수32안타), 1홈런, 18타점, 출루율 0.290이다. 그런데 만루 기회만 찾아오면 완전히 다른 타자로 변신한다. 만루 기회에서 12차례 타석에 섰고, 11타수6안타(타율 0.545), 10타점을 기록했다. 안치홍과 함께 만루 상황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쳐냈다. 6개의 안타 모두 단타였지만, 타점을 쓸어 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들 2명뿐만 아니라 만루홈런 2개를 쳐낸 나지완(4타수2안타·8타점)과 로저 버나디나(9타수3안타·8타점), 김선빈(6타수3안타·7타점) 등도 만루에서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광주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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