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힐만 감독은 ‘눈덩이 효과’를 믿지 않는다

입력 2017-06-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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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힐만 감독. 스포츠동아DB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7일 윤희상(32)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5월에 이어 2번째 조치다. 문책성이 아니다. SK 핵심선발 윤희상은 6일 넥센전에서도 6이닝 4실점으로 몫을 다했다. 시즌 성적도 4승3패 방어율 4.55로 건실하다.

토종선발들의 내구성을 배려하는 힐만 감독의 긴 호흡에 따른 조치다. 문승원, 박종훈 등도 주기적 휴식을 보장받는 범주에 속한다. 엔트리 제외에 따라 윤희상이 1차례 선발을 거르는데 그 대체자원으로는 좌완 김태훈이 낙점됐다.

관리 비중이 올라가는 KBO리그 추세에서 토종선발이 4~5일 휴식 후 선발 등판을 지속적으로 했을 때, 일정한 구위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A급 선발도 대량실점 경기가 나온다. 반면 오래 쉬고, 던지는 선발의 결과가 좋을 때가 잦다. 긴 휴식은 체력 충전과 준비 기간을 보장하며 강한 커맨드의 확률을 높인다.

SK 윤희상. 스포츠동아DB


과거 KBO리그의 소위 명장들은 핵심선발의 주기적 선발 등판을 강조했다. 특히 시즌 초반에 그랬다. 소위 ‘눈덩이 효과’, ‘관성의 법칙’을 신봉하는 접근법으로 일단 승수를 벌어놓으면 그동안 쌓아놓은 것이 아까워서라도 고비에서 무너지지 않고 힘을 쥐어짜 굴러간다는 관점이었다. 그러나 이런 정신론에 입각한 보수적 야구로는 투수가 롱런할 수 없고, 팀의 뎁스를 전면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한계에 직면했다.

일본, 미국에서의 경험을 통해 힐만 감독은 투수가 최적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합리적인 운영을 적용하는 듯하다. 윤희상의 정기적 엔트리 제외는 어떤 면에서 KBO리그의 상전벽해를 상징하는 단면이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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