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재윤 ‘미스터 제로’ 간판 내린 악몽의 하루

입력 2017-06-07 22: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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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트윈스와 kt위즈 경기가 열렸다. 9회초 등판해 역전을 허용한 kt 김재윤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t 김재윤은 올 시즌 ‘미스터 제로’로 불렸다. 완벽한 마무리 솜씨로 방어율 제로(0.00)를 이어왔고, 블론세이브와 패전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김재윤이 ‘미스터 제로’ 간판을 내리고 말았다. 김재윤은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전에서 7-6으로 앞선 9회초 승리를 매조지하기 위해 심재윤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단 한 번의 마무리 실패도 없었기에 승리의 여신은 kt 쪽으로 미소를 짓는 듯했다.

그러나 LG의 마지막 저항이 거세게 일어났다. 이날 패하면 올 시즌 처음 승률이 5할 아래로 떨어지는 LG였기에 집중력은 대단했다. 9회초 LG 선두타자 정상호 타석 때 대타로 나선 안익훈이 볼카운트 2B-2S에서 무려 6개나 파울을 치더니 11구째를 공략해 우전안타를 때려냈다. 이어 강승호가 초구에 좌전안타를 때리며 무사 1·2루가 됐다.

kt 김진욱 감독은 수비 강화를 위해 어깨가 강한 김사연을 중견수로 넣으면서 좌익수 이대형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중견수 하준호는 좌익수로 이동시켰다.

그런데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LG는 이천웅이 희생번트를 댔는데, 타구가 3루 선상으로 굴러갔다. kt 수비수들은 타구가 파울지역으로 흘러가기를 기다리며 지켜봤지만, 마지막에 페어지역에 멈춰버렸다. 무사만루. 이어 백창수가 초구를 공략해 친 타구는 크게 원바운드되면서 3루수 키를 넘겨버렸다. 3루주자와 2루주자가 동시에 홈을 밟으면서 스코어는 순식간에 7-8로 역전됐다.

김재윤의 자책점이 2점으로 올라가면서 올 시즌 방어율 0.00 행진이 마감됐다. 동시에 첫 블론세이브도 기록됐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계속된 무사 1·2루서 박용택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2루주자 이천웅의 3루 도루와 양석환의 중전 적시타로 김재윤의 실점은 3점으로 불어났다. 결국 kt 벤치는 김재윤을 강판시키며 이상화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이상화가 오지환을 삼진으로 잡아 2사까지 만들었지만 채은성에게 2타점 3루타를 맞고 말았다.

김재윤은 전날까지 18경기에 등판해 15.2이닝 동안 1실점(비자책점)으로 1승12세이브를 기록 중이었다. 그런데 이날 하루에 0.1이닝 동안 5안타 1삼진 5실점으로 최악의 결과를 내고 말았다. 팀이 9회초에만 5실점으로 7-11로 역전패 당하면서 김재윤은 1승12세이브 무패 행진 끝에 첫 블론세이브에 이어 첫 패전까지 떠안았다. 시즌 방어율은 순식간에 2.81로 치솟았다. 19번째 경기 만에 악몽 같은 하루를 보내게 된 김재윤이다.

수원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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